"워매 오진 거."-백일일기-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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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일 일기-2
"워매 오진 거!" "엄마 하면서 소담이 나에게 안겼다. 나보다 몸집이 더 커버린 딸아이를 앉는다는 것은 얼마나 오진건지 경험해 보지 않는 사람을 모를 것이다. 소담은 " 오진게 뭐야! 뚱뚱하다는 거지? 하면서 앙탈을 부린다 " 아냐, 그 말은 전라도 말로 소담스런 딸을 앉았을 때 느끼는 풍요로운 느낌을 말하는 거야"
1차 수시에 좌절을 맛본 아이의 모습은 참으로 보기 힘든 정도로 애초로웠다. 어려운 시간들을 슬기롭게 보내는 것을 보면서 정말 오졌었는데 요 며칠 소담의 모습에서 난 더 힘들었다. 그런데 어젯밤 "엄마!" 하면서 나에게 안기는 거였다. 그것은 소담이가 수시 좌절에서 벗어나야겠다는 결연한 의지의 표현을 나에게 보여준 거였다. 그래서 난 더 오지고 기분이 정말 캡이었다. 그래 담아! 나의 소중한 딸아 힘내 지금의 시간을 나중에 반추하며 웃을 수 있을 거야 꼭!!!
"삐삐삐" 문자가 왔다. " 엄마 나 소담이야 4교시 끝나고 간다. 피자 시켜나나나!" "오매 오진 거." 이제야 소담의 본래의 모습을 보는 것 같다. 그래 그래 너의 본 모습으로 빨리 돌아와 줘서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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