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음동성당 게시판

* 믿음(11/1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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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국길 [fcan] 쪽지 캡슐

2004-11-18 ㅣ No.3763

헝가리의 성녀 엘리사벳 수도자 기념일 (2004-11-17)

독서 : 묵시 4,1-11 또는 1요한 3,14-18 복음 : 루가 19,11-28 또는 루가 6,27-38

* 믿음 *

그때에 사람들은 예수께서 예루살렘에 가까이 오신 것을 보고 하느님의 나라가 당장에 나타날 줄 알고 있었다. 그래서 예수께서는 그들에게 비유 하나를 들려주셨다. “한 귀족이 왕위를 받아오려고 먼길을 떠나게 되었다. 그래서 그는 종 열 사람을 불러 금화 한 개씩을 나누어주면서 ‘내가 돌아올 때까지 이 돈을 가지고 장사를 해보아라'하고 일렀다. 그런데 그의 백성들은 그를 미워하고 있었으므로 그들의 대표를 뒤따라 보내어 ‘우리는 그자가 우리 왕이 되는 것을 원하지 않습니다’ 하고 진정하게 하였다. 그 귀족은 왕위를 받아가지고 돌아오자마자 돈을 맡겼던 종들을 불러서 그동안에 돈을 얼마씩이나 벌었는지를 따져보았다. 첫째 종이 와서 ‘주인님, 주인님이 주신 금화 하나를 열 개로 늘렸습니다’ 하고 말하자 주인은 ‘잘했다. 너는 착한 종이로구나. 네가 지극히 작은 일에 충성을 다했으니 나는 너에게 열 고을을 다스리게 하겠다’ 하며 칭찬하였다. 둘째 종이 와서 ‘주인님, 주인님이 주신 금화 하나로 금화 다섯을 벌었습니다’ 하고 말하자 주인은 ‘너에게는 다섯 고을을 맡기겠다’고 하였다. 그런데 그 다음에 온 종의 말은 이러하였다. ‘주인님, 주인님이 주신 금화가 여기 그대로 있습니다. 저는 이것을 수건에 싸두었습니다. 주인님은 지독한 분이라 맡기지도 않은 것을 찾아가고 심지도 않은 데서 거두시기에 저는 무서워서 이렇게 하였습니다.’ 이 말을 들은 주인은 ‘이 몹쓸 종아, 나는 바로 네 입에서 나온 말로 너를 벌주겠다. 내가 맡기지도 않은 것을 찾아가고 심지도 않은 것을 거두는 지독한 사람으로 알고 있었단 말이지? 그렇다면 너는 왜 내 돈을 돈 쓰는 사람에게 꾸어주지 않았느냐? 그랬으면 내가 돌아와서 이자까지 붙여서 원금을 돌려받을 수 있지 않았겠느냐?’ 하며 호통을 친 다음 그 자리에 서 있던 사람들에게 ‘저자에게서 금화를 빼앗아 금화 열 개를 가진 사람에게 주어라’ 하고 일렀다. 사람들이 ‘주인님, 그 사람은 금화를 열 개나 가지고 있지 않습니까’ 하고 말하자 주인은 ‘잘 들어라. 누구든지 있는 사람은 더 받겠고 없는 사람은 있는 것마저 빼앗길 것이다. 그리고 내가 왕이 되는 것을 반대하던 내 원수들은 여기 끌어내다가 내 앞에서 죽여라’ 하고 말하였다.” 예수께서 이 말씀을 마치시고 앞장서서 예루살렘을 향하여 길을 떠나셨다.
(루가 19,11-­28)

병원의 환자들을 방문하던 중이었다. 7년 동안 혼수상태에 빠져 의식조차 없는 할아버지를 간호하는 할머니가 계셨다. 처음에는 본당 신자들이 종종 찾아오기도 했지만 점점 관심은 줄어들고 결국 아무도 찾아오지 않게 되었다. 설상가상으로 자식 없이 두 내외가 살던 집이 사기를 당해 남의 손에 넘어가게 되었고 할머니는 가재도구를 챙겨 할아버지 침상 옆에서 새우잠을 자며 병원을 살림집 삼아 지내야 했다. 홀로 할아버지의 병상을 지키며 귓가에서 성서를 읽어드리곤 한다는 할머니에게 그만큼 돌보아 드렸으면 이제 하느님 품으로 돌려드리고 할머니도 좀 편히 쉬시라고 함께 갔던 자매님들이 말을 건넸다. 할머니는 정색을 하며 부부란 서로 믿고 함께 인생의 길을 걷기로 약속한 사람들인데 한 사람이 걸음이 느려 제대로 쫓아오지 못한다고 어떻게 나 혼자 휘적휘적 가버릴 수 있느냐고 단호하게 말씀하셨다. 순간 둘러서 있던 이들은 모두 숙연해졌다. 병실을 나오며 몇몇 자매님은 “난 십년 가까이 저렇게는 못할 것 같아”라고 말하였다. 그것이 솔직한 마음이겠지만 부부간의 믿음·약속·신뢰뿐만 아니라 수도자로서, 사제로서 내가 드린 약속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다. 할머니의 신뢰와 부부에 대한 믿음은 할아버지의 말없는 현존을 통해 더욱 깊어지는 듯했다.
믿음은 일방적일 수 없다. 너를 믿고 나를 내놓을 수 있기에 너의 믿음을 요구할 수 있는 것이다. 믿음은 나 자신을 온통 내놓는 것이며 내 존재 전체를 건 선택이다. 하느님도 당신의 모든 것을 걸고 우리를 믿으신다. 미사 중에 사제의 손에 당신을 내맡기시고 영성체를 통해 우리의 좁디좁은 가슴에 당신을 맡기신다. 마치 종에게 금화를 맡기고 먼길을 떠나는 주인처럼 말이다. 나를 믿고 내 손에 당신의 사랑과 용서와 자비를 온전히 맡기시는 하느님께 나는 오늘 몇 개의 금화를 바쳐드렸는가?

이정호 신부(구속주회)

-  사랑의 시작 -

너를
만난 날부터
그리움이 생겼다

외로움이란 이름이
따뜻한 시선이
찾아 들어와
마음에 등지를 틀었다

나의 눈동자가
너를 향하여
초점을 잡았다

혼자만으론
어이할 수 없었던
고독의 시간들이
사랑을 나누는
시간들이 되었다

너는 내 마음의
유리창을 두드렸다
나는 열고 말았다

- 용혜원의 詩중에서 -


님을 초대합니다

† 【 안나의 묵상나누기 】 †

7년 동안 혼수상태에 빠져 의식조차 없는 할아버지를.../

설상가상으로 자식 없이 두 내외가 살던 집이 사기를
당해 남의 손에 넘어가게 되었고.../

할머니는 가재도구를 챙겨 할아버지 침상 옆에서
새우잠을 자며 병원을 살림집 삼아 지내야 했다./

홀로 할아버지의 병상을 지키며.../
점점 관심은 줄어들고 결국 아무도 찾아오지 않게 되었다.../


산다는 것이 왜 이렇습니까...
몇 번을 읽어봤습니다.
산다는 것이 왜 이렇게 힘이 드나여...

사는 것이 무엇입니까!
부부가 연을 맺어서 한 평생을 살아간다는 것이 무엇인지여!
젊어서는 사서 고생을 하드래두 나이들어서는 편했으면 합니다.

부부란 서로 믿고 함께 인생의 길을 걷기로 약속한 사람들인데
한 사람이 걸음이 느려 제대로 쫓아오지 못한다고 어떻게 나
혼자 휘적휘적 가버릴 수 있느냐고 단호하게 말씀하셨다.


어찌 혼자 갈 수 있겠습니까마는.../
그 세월이 참으로 곤하게 느껴집니다...
老부부가 얼마나 믿고 신뢰하고 계시는지 잔잔히 닿아옵니다.

과연 내가 할머님의 입장이라면 어떻게 했을까...
내 남편을 그렇게 믿고 의지할 수 있을까...
그렇다면 내 남편은 과연 나를 그렇게 할 수 있을까...
많은 생각들이 주마등처럼 스쳐갑니다.

자신이 없다는 것이...솔직한 마음입니다만...
오늘 묵상글에서 할머님의 단호한 음성이 귓가에 들리는 듯...
앗!나두 나즈막한 음성으로 할머님과 이중창으로 맞추어봅니다.

부부란
서로 믿고 함께 인생의 길을 걷기로 약속한 사람들인데
한 사람이 걸음이 느려 제대로 쫓아오지 못한다고
어떻게 나 혼자 휘적휘적 가버릴 수 있느냐...

들리시나여.../
부부만 그렇습니까!
부모님은 그대로 두고가도 괜찮은건가요...
내 몸과 뼈를 낳아주신분이요...나를 키워주신 분이신데...
내 어찌 버리고 갈란 말입니까.!내 어찌 혼자 갈 수 있나요.!
글을 써내려가는 내 자신이 피해갈까봐서 두려운 마음입니다.

믿음은
나 자신을 온통 내놓는 것이며
내 존재 전체를 건 선택이다.

하느님도
당신의 모든 것을 걸고
우리를 믿으신다


하느님께서 당신의 모든 것을 걸고 앗!나를 믿으셨다는 말씀에
귀가 솔깃합니다. 이 부족한 사람을 그리.. 믿으시고서 금화를
맡겨주셨으니 소중하게 사용하여 다섯개 혹 열개로 남겨드려서
위에 계신 아빠 아버지께 기쁨이 되기를 청하고 싶습니다.*^^*

미사 중에 사제의 손에 당신을 내맡기시고
영성체를 통해
우리의 좁디좁은 가슴에 당신을 맡기신다.


하느님의 어린양! 세상의 죄를 없애시는 주님!
주님은 찬미 받으소서...
나를 믿으시고 내맡기셨으니
당신 전체로 앗!! 를 사셨으니
그 기대에 어그러지지 않도록 살아가겠나이다...
나를 붙들어 주소서. 나를 안아주소서. 내게 믿음을 더하소서!

★ 아직도 유효한 약속 ★

폴란드 바사 공작과 부인 카타리나 자겔로의 사랑은
지금도 사람들의 입에 자주 오른내립니다.
폴란드의 에릭 왕은 바사 공작에게 반역죄를 적용해
종신형을 선고했습니다.

그때 카타리나는 왕을 찾아가 애원했습니다.
"저도 남편과 함께 복역할 수 있게 선처해 주십시오."

왕은 깜짝 놀라서 카타리나에게 말했습니다.
"부인은 종신형이 무엇인지 모르고 있소.
죽을 때까지 감옥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무서운 형벌이오.
아무 죄도 없는 당신이 왜 옥살이를 하려는거요?"

카타리나는 손가락의 반지를 빼서 왕에게 보여 주며 애원
했습니다. 그 반지에는 "모스솔라"라는 글귀가 새겨져 있
었습니다.그 뜻은 "죽음이 우리를 갈라놓을때까지"라는
것입니다.

"종신형을 받았어도 남편은 여전히 저와 한 몸입니다.
결혼식 때의 약속은 지금도 유효합니다.
저를 감옥에 함께 넣어 주십시오."

결국 카타리나는 남편과 함께 한 감방에 투옥되어 17년을
복역했습니다. 에릭 왕이 죽자 부부는 함께 석방되었습니다.

이들은 결혼의 약속을 끝까지 지켰습니다.
진정한 사랑은 기쁜 마음으로 고통을 함께 나누는 것입니다.

- [펌] -

내 존재 전체를 건 선택이 무엇인지 알고 싶은...



안나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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