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사동성당 게시판

성 요셉님은 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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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경호(도미니꼬) [morningnews] 쪽지 캡슐

2000-12-24 ㅣ No.3095

 

 

 

 

   게으른 내가 며칠째 고민이 있어 철야 피정을 다녀 왔다

 

 

 

오늘 신부님께선 대뜸 요셉 성인께선 주변머리가 없다고 하셨다...이 추운 겨울에 만삭인

 

 

 

아내를 제대로 호위하지 못한채 그 흔한 여관 하나 못 구한채 말구유가 뭐냐고...그러시며

 

 

 

하느님께선 일찌기 선악과를 따 먹음으로서 옳고 그름을 판단하기 시작한 인간을 멀리한채

 

 

 

구원자이신 아기 예수의 아버지로 가장 어리석은 요셉을 택하셨다 한다...

 

 

 

 

 

 

 

   신부님께선 요즘 아이를 유괴한 사건을 전하시며 내일 성탄때 우리보고 말구유의 아기

 

 

 

예수를 잠시 마음으로나마 납치 하라신다...그리고 꼭 안아 보라 하신다...너무나 연약한

 

 

 

갓 태어나신 아기예수님...아마도 자매님들은 기억이 생생하실 것이라 생각된다...오만과

 

 

 

판단과 독선으로 얼룩진 내게 그분이 오신다...

 

 

 

 

 

 

 

   지난 수십년간의 성탄동안 나는 얼마나 내맘속에 찾아오신 연약하고 애처로운 아기

 

 

 

예수님을 죽였던가? 아이를 유괴하여 살해한 범인이 나보다 덜 불쌍한 죄인이 아니던가?

 

 

 

 

 

 

 

   형장의 이슬로 사라진 지존파 앞에서 김수환 추기경님은 들통나지 않은 우리가 더 큰

 

 

 

죄인이라 하셨던 기억이 새롭다...

 

 

 

 

 

 

 

   홧김에 그래 당신 맘대로 해...부터 시작한 아내의 출근은 벌써 며칠째 추운 겨울속에서

 

 

 

고생으로 이어지고 있다...아이들 시험지 배달에 수금과 영업...그리고 월급은 60도 안 될

 

 

 

것 같다...그런데도 아내는 얼마나 물적 상처가 깊었기에 그토록 행복해 하기만 했던가...

 

 

 

 

 

 

 

   치유자이신 예수님께서는 나로 하여금 결혼 10년만에 드디어 무디기만 해 보이던 아내를

 

 

 

새롭게 바라보게 하신다...아내는 성 요셉 분단이었던 것이다. 그 월급에도 비교적 만족하는

 

 

 

아내의 물질적 어리석음 또한 얼마나 자랑스런 일이 아니던가?

 

 

 

 

 

 

 

   이젠 앞만 보고 달리던 과오를 딛고 아내와 함께 아기 예수님을 우리 6살 연희 갓

 

 

 

태어났을 때의 반만큼이라도 올바로 모셔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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