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성당 게시판

[비타] 성토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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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윤 [novita] 쪽지 캡슐

1999-04-03 ㅣ No.282

                            성토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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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은 유일하게 미사 전례가 없는 날입니다.

       침묵 속에 예수님의 죽으심을 묵상합시다.

       

       오늘도 어김없이 해는 동쪽에서 떠올랐다.어제 낮에 그분이 마지막 숨을

       거둘 때쯤엔 갑자기 사방이 캄캄해지고 성전 휘장이 두 갈래로 찢어지더

       

       니 그런이변이 마치 꿈이기라도 한 듯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았던 듯 오

       늘은 날씨가 말짱하고 사람들은 서둘러 일터로 향한다.

       

       그럴리가 없는데 이래서는 안되는데 뭔가 커다란 징조가 나타나야하고

       

       그래서 만천하에 그의 죽음은 결코 예사로울 수 없고 부당하고 불의 하

       다는 것을 알려야 하는데 의인인 그를 죽음으로 몰고간 무리가 오히려

       

       죽어 마땅한 죄인이라는 사실을 어떻게든 밝혀야 하는데 이렇게 끝나는

       것은 너무억울하다,이건 비열한 음모 정해진 각본이다.

       

       아! 그러나 나는 힘이 없는걸 어쩌라..

       

       허탈하다.하늘같이 믿었던 그분이 힘 한번 써보지 못하고 우렁찬 목소리

       로 향변 못하고 깨끗이 당하고 말았으니 우리 같은 무지렁이는 어쩌란

       

       말인가 이제 조만간 그 불똥은 제자들에게 嘉것이다.그를 없애면 혹시

       날벼락을 맞지나 않을까 그의 추종자들이 똘똘 뭉쳐 소란이라도 일으키

       지 않을까 은근히 걱정했지만 기우에 지나지 않았다.

       

       우리는 한방에 모여있었지만 서로의 얼굴만 쳐다볼뿐 아무말도 할수 없

       었다.우리는 오늘도 너무나 평범하고 달라진 게 하나도 없는 하루를 살

       고 있다.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찬란한 부활의 기적을 상상한다는 것을

       도저히 있을수 없는 일이므로 한숨소리만  새어 나올 뿐이다.

       

       야곱의우물                             가회동성당 마르띠노.

       

       

       

            가톨릭동호회  www.kitel.co.kr/forum/han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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