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성당 게시판

[비타] 부활 팔일 축제 내 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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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윤 [novita] 쪽지 캡슐

1999-04-05 ㅣ No.285

       

                         부활 팔일축제 내 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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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 같은면 그렇게 하지 않았을 게다.비록 짧은 생애였지만 그게 어디 평범

       한 삶이고 예사로운 죽음이던가 아무때나 아무 데서나 아무에게나 생길 수

       

       있는 일이 아닌데 어쩌면 가까운 측근도 눈치채지 못하게 살그머니 일어나

       서 고향 갈랠레아로 줄달음질쳐단 말인가 그의 삶이 전적으로 옳은데 비해

       

       그의 죽음은 부당한 것이었음을 널리 알려서 최소한 오해의 소지는 남기지

       않아었야 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보도진의 카메라까지 따돌리고 고집한

       \

       그의 갈릴래아행은 마음에 들지 않는다.무덤의 돌을 박차고부활 했을 때

       곧바로 예루살렘 성전으로 방향을 잡았다면 그것 하나만으로도 일대 역전

       

       극이 연출되었을 텐데 그는 왜 무엇 때문에 이 확실하고 폼나는 압승의 길

       을 마다 했을까.

       

       그래 나는 별볼일 없는 속물임을 뼈저리게 절감한다.당신이 하느님의 아들

       이라면 .....을 미끼로 예수님께 던진 악마의 세 가지 유혹에 관한 기사를

       

       벌써 잊었나 나 같으면 하느님의 아들을 내세워 갈릴래아를 잠시 접어두고

       예루살렘으로 가서 원수도 무릎 굻리고 단번에 승전 깃발을 올렸을 거다

       

       일부러 멀고 험한  길을 택해서 2천 년이 지나도록 악이 선ㅇ르 누르고 승

       리하는걸 보며 가슴 아파하는 그를 본받으러 하지 않는다.나는 그와 너무

       다르다.

       

       갈릴래아 모든 면에서 예루살렘과는 상반되는 곳이다.정치 경제 사회 문화

       종교적으로 소외되고 낙후된 곳이다.예수께서는 거기 사는 사람들이 못견

       

       디게 그립고 보고 싶었다.오직 그 일념으로 예루살렘에 들렀다 갈 시간적

       여유도 없이 성급하게 달려갔다. 갈릴래아의 가난하고 무지한 촌놈들이 나

       

       를 부른다.그들이 보고 싶어 미치겠다.예수님의 목소리가 들린다 그러나

       나는 여전히 예루살렘에 뭉그적거리고 있다.

       

       

       야곱의 우물에서                    가회동성당 마르띠노

       

       

                 www.kitel.co.kr/forum/han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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