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동성당 게시판

[피정 감상문]조명 루까님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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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환 [youchum] 쪽지 캡슐

1999-12-23 ㅣ No.2724

안녕하세요... 참으로 오랜만이군요.... 모두 행복하게 지내셨는지.....

 

탈퇴하고 들어오지 않았었습니다만 나의 친구 세영군과 김성수 님의 집요한 메일에 결국 지고 말았슴다.

암튼 그래도 지금 반성중이니 제 글은 가끔가다 띄우도록 하죠.  ^^

 

여기 부터는 조명 루까님께 보내는 피정 감상문 입니다.

 

어느정도 긴 만큼 블록으로 지정해 갈무리해서 보시기를....

 

 수능이 끝나고.  지금껏 바쁘게 살아 오던 우리에게 있어 참으로 많은 그러나 감당하기 힘든 할 일 없는 시간이 다가왔고 수능이 끝났다는 시원함과 결과에 불안한 두 마음이 교차해 하루하루가 썩 즐거운 것은 아니었다.

 그러던 중 내 귀에 들려온 고3 피정........

 ’가서 뭐하나...?’하는 자괴섞인 생각도 해보았으나 그래도 무언가 다른, 지금과는 다른 어떤것을 얻을 수 있으리라는 생각에 정동진으로 떠났다.

 

칡흑 같은 어둠..... 간간히 스쳐지나가는 불빛들이 기차안에서 우리가 볼 수 있었던 밖의 풍경들이었다. 하지만 우리에겐 시간이 가는 줄 모르는 즐거운 이야기들이 있었고 친구들과 함께 하고 있는 하나 하나의 일이 닫힌, 꿀꿀한 나의 기분을 풀어 주었다. 잠도 안자고 왁자지껄....... 조용히 하라는 그라시아, 주당누나(선미누나)의 주의에도 아랑곳 없이 ’하하하!!! 호호호!!!!’

 

꽤 긴 시간을 가야했기에 설레임이 도리어 짜증이 되기도 했지만 "이번 역은 정동진, 정동진 10분후 도착합니다." 라는 차장의 목소가 끝나기가 무섭게 짜증난 얼굴은 어디 갔는지...... 모두들 ^^

 

 날카로운 바람.... 이것이 정동진의 바람. 차디차 몸이 얼어붙고 사시나무 떨듯이 밀려오는 추위, 이것이 새벽녂의 정동진. 정말로 추워 당장에 다시 열차로 들어가고 싶었지만 저 끝 어둠속에서 밀려오는 파도 소리는 우리의 옷을 좀더 여미게 하고 걸음을 재촉하게 만들었다.  모래사장으로 한 없이 밀려오는 보이지 않는 파도..... 그뒤에 삼킬듯이 휘몰아치는 하얀 거품은 내가 생각했던 아름다운 파도라기 보다 무서운 파도, 괴물이었다.

 

가라앉은 나에게, 하나의 태양을 마음속에 담기 위해 해가 떠오르는 수평선을 하염없이 바라보고 1분, 1초가 지나면서 새빨게 지는 하늘을 보고 내 가슴도 뛰었다.

 

그러나 조용하게 맞이하고 싶었던 정동진의 태양과는 달리 우리는 019 PCS에서 벌이는 "NEW Millenium Love 콘서트"라는 이상한 공연 앞에 환상이 산산히 부서지고 말았다. 왜 이리 시끄러운지.....

(나쁜 019....T.T 그러니 내가 TTL을 쓰지...)

박상민의 노래가 끝나고 사회자의 카운트.......9,8,7,6,5,4,3,2,1,

 

파란 수평선위에 얇게 깔려진 구름 위로 붉은 태양이 드러나고 그 모습은 아름...환상...

 

시커먼 파도도 엷은 총천연색 빛깔의 비단으로 새하얀 모래사장을 적셨다.

 

즐거웠던 정동진 그리고 해돚이.....그러나 시작과는 달리 그 뒤의 정동진은 썰렁했다.

 

마음 깊숙이 마음을 따뜻하게 했던 해님은 썰렁한 그 분위기와 정동진에서 미사를 보았던 차디찬 성당으로 인해 얼어붙고.....(아이들끼리는 그 때문에 더욱 붙게 되어 가까워졌으나 시설미비로 인한 여행객의 불편을 초래하였으므로.....안 좋았다. 그러나 이런게 추억으로 남는 것이니....^^)

 

 강릉 역으로 올라가는길에 축음기 박물관이 있었다. 상당히 인상적인 박물관...창고와 가까운 박물관...그러나 인정이 느껴지는 곳이었고... 그곳에서 들은 아베마리아는 아주 아주 GOOD 이었다. 에디슨이 만들었다는 앰프, 앰프가 어찌나 성능이 좋던지 5%만의 소리를 들었는데 귀청이 찢어지는 줄 알았다.....

 

그리고 오죽헌도.... 신사임당과 율곡 이이의 숨결이 배어있는곳..... 정림이 형의 쇠철봉을 보고 한 "오~~~! 21세기 오죽". 이 소리만 아니었음 운치 있는 느낌이 드는 곳이었는데......  하지만 좋은 곳이어요...

 

집으로 돌아오는 길....썰렁 썰렁.....내 나름대로는 즐겁게 지냈지만 돌아가는 길에 아이들에게 무지 막지한 지루함을 주어.......점수를 잃지 않았는지......

하지만 좋은 경험을 한 학생도 있쥐....상희양은 수녀님과 무슨 이야기를 진지하게 하는지...... ^^ 수녀님이 수녀님 옛날 이야기를 상희양, 규민군에게 해주어 그둘은 정말 느낀것도 많고 사회 선배의 경험을 들음으로 보람있는 귀로가 되지 않았을까....

 

정동진....

 

한 번 쯤은 혼자서 와 보고 싶은 곳...... 여럿이 가서 그 만큼 의미도 느낌도 큰 이번 고3 피정.... 친구들과 잘 어울리지 않는 피정, 캠프만을 위한 학생에게는 춥고 재미 없는 정동진 여행이었겠지만 나에게는 정말 좋은 여행이었고 다시한번 모두와 가보고 싶다.

 

부분 부분 시작부터 끝까지 생각나는 대로 적었다.... 기행문도 아니고 감상문이라는 것이 사람, 사람마다 느낀것이 다른만큼 평가도 다른 것이니 내가 전체적으로 평가 할 수 있는 것에서는 ’우리는’을 혼자 개인적인 것은 "내가"하고 하여 주어를 다르게 했다. 부디 조명님의 도움이 될 수 있기를 바라며.......

 

 만약 여기까지 읽으셨다면 정말 감사감사.... 늘 행복하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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