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을 사랑하는 이들의 작은터

[어린왕자]이해인 수녀님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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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홍순 [command] 쪽지 캡슐

2000-01-08 ㅣ No.3937

 나를 위로하는 날

                           이해인

 가끔은 아주 가끔은

 내가 나를 위로할 필요가 있네

 

 큰일 아닌데도

 세상이 끝난 것 같은

 죽음을 맛볼 때

 

 남에겐 채 드러나지 않은

 나의 허물과 약점들이

 나를 잠 못들게 하고

 

 누구에게도 얼굴을

 보이고 싶지 않은 부끄러움에

 문 닫고 숨고 싶을 때

 

 괜찮아 괜찮아

 힘을 내라구

 이제부터 잘하면 되잖아

 

 조금은 계면쩍지만

 내가 나를 위로하며

 조용히

 거울 앞에 설 때가 있네

 

 내가 나에게 조금 더  

 따뜻하고 너그러워지는

 동그란 마음

 활짝 웃어주는 마음

 

 남에게 주기 전에

 내가 나에게 먼저 주는

 위로의 선물이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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