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릉동성당 게시판

매미와 나의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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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승희 [yeulim] 쪽지 캡슐

1999-07-27 ㅣ No.2151

  태풍의 영향 때문인지 제법 시원한 바람이 불어 온다.

 

잣나무 숲에서 풍겨지는 신선한 공기가 더위와는 아랑곳 없이 미풍에 실려 끝없이 안으로

 

들어오고 있고, 매미들은 서로 자기의 본분을 다하려 함인지 쉬지 않고 울어 댄다.

 

우연히 눈을 돌려 유리창을 내다보니 어디서 날아 왔는지 매미 한 마리가 방충망에 붙어 있

 

었다.  손으로 쳐서 나려 보낼까 하다 매미는 하루를 살다 가기 위해 3년이란 세월을 애

 

벌레로 있지 않는가 라는 생각을 하니 연민의 정이 느껴져 차마 날려 보낼 수가 없었다.

 

붙어 있다가 힘이 들면 스스로 날아가 버리겠지?  

 

그리고 매미를 보며 묵상해 본다.  매미는 하루를 살다 감에도 불구하고 정해진 순리대로 자

 

기 본분에 맞게 의무와 최선을 다해 생을 마감하고 떠나는데, 사고를 가지고 사는 나는 과연

 

매미처럼 순간순간 최선을 다하고 또 하느님의 말씀대로 의무와 책임을 다하며 살아 가려고

 

노력했던가 라는 묵상을 해보니 부끄러운 마음이 들었다.  매미의 일생을 생각하며 나의 삶을

 

반성히 볼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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