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암동성당 게시판

아이들이 있어요

인쇄

이상행 [zitta] 쪽지 캡슐

1999-01-10 ㅣ No.26

자식 이라는 것

자식 이라는

어제는 오랜 만에 고교 동창들 몇이 모였다 다들 바삐 사는지라 불시에 모이는 수밖에 없는 사정으로 보면 다섯 명이나 모였으니 성황인 셈이다.

음식점에서 저녁식사를 하고 얼마 전 이사를 했다는 친구집으로 자리를 옮겼다. 대학에 강의를 나가면서 모 연구소에 소속된 친구인데 우리 동창들 중에는 잘 나간다고 볼 수 있다. 내가 끔찍하게 싫어하는 골프 이야기를 해 대서 짜증날 때도 있지만...

개신교 교회에 열심히 나가는 친구인지라 가끔 만나 대화 하는 친구다. 그 집은 부부가 다 열심인데 개신교에서 말하는 방언을 부부가 체험하고 신앙 간증도 하였다 한다. 이사한 집은 너무도 깔끔히 정돈 되고 깨끗 하였다. 집에 도착 하기 전 전화로 맥주를 준비시켰는데 도착 해보니 서재 탁자에 깔끔한 술상을 준비해놓고 우리들을 상냥스럽게 맞이하는 것을 보고 기가 팍 죽었다. 사실 대부분의 친구들은 집사람에게 죽어 들 지내는 처지 인지라 이런 현모 양처를 가진다(?)는 것은 꿈과 같은 일이기 때문 이다. (우리 나이에 그런 아내가...) 사실 이런 이야기 ME부부들이 듣는다면 당장 교육 보내야 한다고 서두르겠지만 아무튼 고개 숙인 남자가 되어 대접 받다가 늦게 서야 집에 들어갔다. 사실 나도 새집으로 이사 온지가 얼마 되지 않아 우리집도 깔끔한 편에 속하지만 어딘가 복잡한 면이 없지 않은 터라 현관문이 열리자마자 집안을 휘돌아보았다(사실은 청소가 문제라면 집사람에게 항의하려고 벼르며) 순간 나는 우리집이 꽉 차보이고 복잡한 이유를 깨달았다. 바로 아이들이었다. 그 친구 네는 아이들이 없는 가정이다 그래서 깔끔한 것이 일면 허전하다는 것도 있다는 것. 나는 그제야 우리집이 얼마나 큰 부자인가를 깨달았다. 비록 상냥 하려고 노력은 하지 않지만 어려운 살림 속에서도 식구를 위하여 최선을 다하는 아내와 건강하면서도 말썽 없이 공부 잘하는 아이들을 가지고 있다는 것.... 나는 잠자리에서 집사람을 꼭 껴안아주며 아이들 생각하다 잠이 들었다. 아마 아이들도 엄마아빠의 꿈을 꾸며 잤을 것이다.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자비로우신 주님 감사합니다. 저는 주님의 은총을 듬뿍 받은 성가

정임에도 소중하고 자랑스러운 일임을 망각하곤 합니다. 이제 다시

금 가족을 생각하며 더욱 열심히 살고자 합니다. 앞으로도 계속 지켜주소서.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남산 밑에서 이 토마스



15 0

추천 반대(0)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