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동성당 게시판

죽어버리고 싶은... 엘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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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정 [consola] 쪽지 캡슐

2002-01-08 ㅣ No.7802

 

 

 

 

<예수, 그 낯선 분>에서...  

 

사막의

덤불 숲 밑에 앉아

이제 그만 죽기를 원했던

노인에 관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그의 이름은 엘리야입니다.

   그는 자신이 조상들보다 나을 것이 없다고 말하고

   드러누워서 눈을 감고 잠이 들었습니다.

   더 이상 깨어나지 않기를 바랐습니다.

그러자 천사가

찾아왔습니다.

천사는 그를 흔들고

발로 차며 말했습니다.

   일어나 먹으시오.

   그가 앞을 보니 물과 빵이 있었습니다. 그는 빵을 먹고

다시 드러누워 눈을 감고 잠이 들었습니다.

더이상 다시 깨어나지 않기를 바랐습니다.

천사가 다시 찾아왔습니다.

천사는 그를 흔들었습니다.

천사는 그를 발로 차며 말했습니다.

    어서 일어나 먹으시오.

    그렇지 않으면 먼 여행길에 버티기 힘들 것이오

    그는 일어나

    먹고

    마시고

    걸어서

    하느님의 산이 있는 곳까지 갔습니다.

누가 엘리야입니까

그것은 여러분입니다.

누가 엘리야입니까

그것은 나 자신입니다.

    우리들 역시 앉아서

    우리들 역시 드러누워서

    내앞의 모든 쓸모없는 것보다

    나을 것이 없다. 나는 포기해야 겠다.

    눈을 감아야 겠다. 잠들어야 겠다.

    다른 사람이 나서게 하자 그들이 떠맡도록 하자고

말하는 순간의 여러분입니다.

그런 순간의 나 자신입니다.

형재 자매 여러분

여러분은 그 나무 숲 아래 앉으려 한 적이 없으십니까

여러분은 포기하려 한 적이 없으십니까

이 세상이 여러분에게 너무 벅차고

이 세상에서의 사냥 길이 너무 멀다고

느끼신적이 없으십니까.

엘리야 같은 심정인 적이 없었습니까.

    그런 적이 있었을 것입니다.

    저도 그런 적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저 역시 천사의 발길에 채였습니다.

    여러분도 천사의 발길에 채이셨을 것입니다.

    그렇지 않다면 여러분은

    이 아침

    여기에 와 계시지 않았을 것입니다.

바울로 성인은 말씀하십니다.

    우리가 그분을 느꼈다고

    여러분이 그분을 느꼈다고

    내가 그분을 느꼈다고

왜냐하면

    성령께서 우리에게

    도장을 찍었기 때문이랍니다.

    불과 연기와

    고통과 살타는 냄새가 진동하도록

    불에 지져서 우리에게 도장을 찍었다는 것입니다.

    성령께서 우리를 잡았기 때문에

    여러분을 붙잡았기 때문에

    여러분은 성령 안에 빠져버린 것입니다.

성령은 물과 같습니다.

성령은 물과 같다고

성서는 거듭거듭 말하고 있습니다.

그분은 물 속에서 주어집니다.

그분은 물과 함께 주어집니다.

엘리야는 그 물을 마셨습니다.

그래서 그는 극복했습니다.

     여러분은 그 물로 가득 차 있습니다

     그분께서 여러분도 건져 구해주실 것입니다.

     그분은 여러분을 놓아 주지 않을 것입니다

     그분은 여러분이 도망치게 놔주지 않을 것입니다

            여러분에게는 도장이 찍혔습니다

            우리에게는 도장이 찍혔습니다

            우리에게는 영원히 안 지워질

            서명이 적혀있습니다

성령은 물과 같습니다

물은 강력합니다

물은 생명을 줍니다

엘리야는 싫증이 났습니다

그런데 성령께서 그를 일으키셨습니다

그 성령께서 여러분을 일으키실 것입니다

     우리들 속에 계신

     성령께서 우리를 먹이십니다

     우리를 밀어내십니다

     우리를 도우십니다

     그분은 경이로운 일을 하십니다

     그분은 우리가 경이로운 일을 하게 하십니다

     그분은 우리로 하여금 우리가 모르는

     언어를 말하게 합니다

그 성령의 영향을 받아서

여러분이 모르는 언어를

말해본 적이 없으십니까

     기억해보십시오

     여러분은 여러분이 싫어하는

     어떤 사람을 만나야 했던 적이 있습니다

     여러분은 그에게 그 사실을

     즉 싫어한다고 말하기로

     무례하게 굴기로 작정했습니다

     자, 이제 그가 나타났습니다

     여러분은 그에게

     사실을 말하려고

     무례하게 굴려고 입을 열었습니다

     그런데 정작 입에서 나온 말은

     친절하고

     공손한 언어였습니다

     성령께서 여러분을 다시 잡으신 것입니다

그분께서 거듭

거듭

그렇게 하시도록

우리를 내맡깁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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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다가 엘리야가 하느님을 만나는 장면이나, 엘리사가 과부의 그릇에 기름붓는 기적을 행하는 일이라든가,,,몇가지가 생각나긴 하는데,

엘리야가 낙담하고 있을때 천사가 나타난 장면은 도무지 생각이 나지않았습니다. 성서를 뒤져서 어느 부분이었는지 알아냈습니다. 아직 읽지 않은 부분이겠거니 했는데...이미 읽은 부분이었습니다. 아마도 남들과 진도 맞추기 위해 건너뛴 부분인가 봅니다.

낙담한 엘리야를 보니까, 저를 보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더욱, 성서의 어느 구절인지 찾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잠깐 동안 활동을 쉬는 것이, 앞으로도 계속 활동을 쉬는 것이었으면 좋겠다고

속으로 이야기 하는 제 모습입니다.  나무 그늘이었는지 덤불 숲 옆이었는지 쭈그리고 앉아서 아무 일도 벌이지 않고 숨쉬고 살아가는 삶은 꽤 달콤합니다.

무언가 이루어야겠다는 의지발동이 없습니다. 세상에서 벌어지는 일들에 대해 아무 비판없는 관조...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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