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아동(구 미아3동)성당 게시판

어떤 상념

인쇄

한주영 [Serina99] 쪽지 캡슐

2000-11-30 ㅣ No.5576

어떤 상념...

 

1. 아침에 들어와 글을 남긴다. 마치 무언가 무거운 것을 털어버리고 새로운 힘을 얻기 위한 기도라도 하듯. 어제는 떼제기도준비모임이 있던 날. 복음을 묵상하고 묵상나눔이 이루어졌다. 묵상나눔 중 나의 묵상에 대한 지적아닌 지적이 여기저기 꼬리를 문다. 너무 어둡다는 것이 그 이유. 세상을 무척 긍정적이고, 밝고, 즐겁게 바라보고 싶은 사람인데, 나 라는 사람은...왜 묵상이 그리 어두운 걸까.. 세상을 어둡게만 바라보는 나의 시선이 잘못된 걸까, 아니면 나의 시선을 어둡게 만드는 세상이 잘못된 것일까.

 

2. 오늘처럼 연구소 일이 적은 날엔, 아니 내 전공이 아닌 다른 전공수업-음운론-의 발표를 준비하는 날엔, 왜 내가 지금 이자리에 앉아 언어학-영어학-을 공부하고 있는 것일까라는 좀처럼 꺼내보고 싶지 않은 내 안의 물음이 슬그머니 올라온다. 널리 직접적으로 유용하지 않는 것을 왜 공부하느냐고 묻는, 또는 다른 무언가의 불안한 눈빛으로 바라보는 사람들의 질문이나 시덥잖은 시선은 차라리 안중에도 없지만, 정작 내가 내 자신에게 던지는 물음만은 결코 피할수 없음을 난 안다. 석사과정은 온통 물음표를 던지며 간신히 그 물음에 대한 해답을 찾아가는 과정이라는데..나 역시 예외는 아닌 것 같다. 한가지, 너무 심각해지고 싶진 않다. 다만 난, 예전에도 던졌었고, 지금도 던지고 있는 물음들에 대한 해답을 찾아가고 있을 뿐이다. 그리고 나를 만들어가고 있을 뿐이다. 그리고 지금의 작업이 충분히 즐겁고, 보람있다라는 것을 알고 있을 뿐이다..

 

 

 

 



47 0

추천 반대(0)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