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성당 게시판

행복은 멀리 있지 않다. 다만 자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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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명훈 [p0o9i8] 쪽지 캡슐

2003-07-09 ㅣ No.5086

 

행복은 멀리 있지 않다.

다만 자신이 한계와 만족을 모를 뿐이다.

 

사람들은 누구나 행복하길 원한다.

그리고 자신은 지금 행복을 위해 정말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때때로 "그런데 행복은 도대체 언제 오는 거야?" 라며 불만을 터뜨린다.

혹시 당신도 그런가?

그렇다면 한번 깊이 생각해볼 일이다. 당신은 혹시 행복에 ’특별한’ 조건을 달아놓고 있지는 않은가? "이것만 있다면 정말 행복할 텐네!", 혹은 "저것만 없다면 내 삶은 정말 완벽할 텐데...." 이런 생각은 매우 위험하다. 마치 다가오는 행복에게 "내가 원하는 행복은 매우 특별한 거야. 나는 너같은 행복을 원하지 않아" 라고 말하면서 빨간색 접근금지 표지판을 들이대는 것과 같다.

행복이 오는 길은 여러 갈래다. 표정 또한 다양하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이러저러한 조건과 한계를 붙이고 행복을 고른다. 그런 사람든 설사 행복이 곁에 오더라도 결코 그 행복을 알아차리지 못한다. 네모라는 행복을 꿈꾸던 당신에게 지금 곁에 다가온 동그란 행복의 미소가 보일 리 없는 것이다.

이처럼 행복을 정의하는 것은 정말 위험하다. 행복에 이르는 한 가지 길만을 고집하고 다른 모든 길을 거부한다면 행복은 더 이상 당신 게 아니다. 행복에 대한 좁은 생각은 자신뿐만 아니라 사랑하는 이들의 행복에도 걸림돌이 된다.

우리는 행복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하고 깊이 들여다봐야 한다. 어느 날 갑자기 프레드릭처럼 불의의 사고를 당할지 아무도 모르는 일 아닌가.

사람들은 행복이 미래에 있다고 생각한다. 언젠가 집을 사는 날, 차를 사는 날, 박사학위를 받는 날, 행복해질 거라고 상상한다. 푸른 하늘, 초록빛 잎새, 사람하는 사람의 눈망울이 지금 여기 있는데도 말이다. 분주한 몸과 전쟁터 같은 마음은 그들이 얼마나 큰 평화이고 기쁨인지 알아보지 못한다. 당신의 삶에서 가장 소중한 것은 무엇인가? 다시 한번 깊이 바라보라.

행복을 찾고 싶다면 우선 자신을 알아야 한다. 먼저 자신의 한계를 깊이 바라보자. 혹시 지금 당신은 자신을 너무 여럿으로 쪼개어 쓰고 있지는 않은가. 당신이 시간을 쏟는 대상들을 우선 순위대로 살펴보라. 일에 90%, 친구들에게 5%, 그리고 가족들에게 그 나머지를 쓰고 있지는 않은가? 이 순서가 당신이 소중하다고 생각하는 순서와 일치하는가?

물론 당신은 지금 최선을 다하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당신의 체력에는 한계가 있다. 우리는 자신의 한계를 알아야 한다. 어쩌면 당신은 지금 다른 사람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최대한 자신을 나누고 있을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자신을 어지까지 나눌 수 있겠는가? 자신이 ’할 수 있는 일’ 이상을 하면 결국엔 지쳐 아무 것도 못하게 된다. 당신이 그토록 꿈꾸던 행복도 찾지 못하고 말이다.

사람들은 내게 말한다. 내가 좀더 많은 수련회를 이끌고, 세계 곳곳을 찾아다닌다면 더 많은 사람들이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지 않겠느냐고 말이다. 맞는 말이다. 그러나 나는 그렇게 하지 않는다. 그렇게 한다면 아마 나는 1-2년 안에 죽어버릴 것이다. 일을 많이 하는 것은 누구에게나 너무 큰 부담이다. 몸과 건강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노!"라고 말하는 법을 먼저 배웠다.

고통받는 사람의 진실한 부탁 앞에서 거절의 말을 꺼낸다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나는 나의 한계를 잘 알고 있다. 내가 그 순간 "예스!" 라고 말한다면 그 사람을 도울 수는 있겠지만 분명 더 많은 사람을 돕지는 못할 것이다.

지칠 줄 모르는 사람은 일면 에너지가 넘치는 사람으로 보인다. 하지만 조금만 깊이 들여다보면 이렇게 한계를 모르는 사람은 만족할 줄 모르는 사람이라는 것을 금방 알 수 있다. 만족을 모른다는 건 자신에게 찾아온 행복이나 불행을 전혀 알아보지 못한다는 말과도 같다. 오늘날 미국은 전세계에서 가장 잘사는 나라다. 하지만 누구도 미국인들이 세계에서 최고로 행복하다고 말하지 않는다. 북아메리카에 사는 어떤 사람이 내게 다음과 같은 편지를 보낸 적이 있다. "미국을 조심하세요. 미국은 괴물같은 나라입니다. 좋은 것이든 나쁜 것이든 절대 어떤 것에도 만족하는 법이 없는 괴물이지요." 이 가르침은 정말 훌륭했을 뿐만 아니라 내게 많은 도움이 되었다.

이것은 일하는 사람들도 마찬가지다. 사람들은 자신에게 한계가 있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자신이 지금 계속 달리는 이유가 단지 만족하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자신의 한계를 안다면 자신과 가족, 사회를 위해 일의 양을 조종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당신은 머지않아 지쳐 낙오하거나 죽게 될 것이고 누군가 당신의 자리를 대신할 것이다.

만일 혼자 감당하기 어려운 일을 하고 있다면 즉시 다른 사람에게 부탁하라. 자신을 도울 수 있는 사람을 찾아 주위를 둘러보라. 도움을 받는다는 것은 다른 사람에게 스승으로 나설 기회를 주는 것이다. 절대 당신을 대신할 사람이 없다는 생각 때위는 하지 마라. 처음에는 당신만큼 잘 한다는 생각이 들지 않더라도 그들에게 기회를 주라. 당신은 그저 그들을 지지해주면 된다.

일은 종종 정치보다 더 강한 힘을 발휘한다. 당신은 일을 통해 사회를 변회시킬 수도 완경을 보호할 수도 있다. 하지만 중요한 건 그 일을 즐기면서 행복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이 세상에서 가장 큰 행복은 당신이 좋아하는 일을 자유롭게 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일을 통해 당신이 바른 길을 가고 있음을 알고 만족하는 것이다. 깨어있는 마음을 꾸준히 수행한다면 누구라도 행복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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