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오는날의 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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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애란 [clarapak]
2004-12-18 ㅣ No.767
눈 오는 날의 미사 / 마종기 하늘에 사는 흰옷 입은 하느님과 그 아들의 순한 입김과 내게는 아직도 느껴지다 말다 하는 하느님의 혼까지 함께 섞여서 겨울 아침 한정 없이 눈이 되어 내린다. 그 눈송이 받아 입술을 적신다. 가장 아름다운 모형의 물이 오래 비어 있던 나를 채운다. 사방에 에워싸는 하느님의 체온, 땅에까지 내려오는 겸손한 무너짐. 눈 내리는 아침은 희고 따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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