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가난한 구두장이 세몬과 그의 아내 마트뇨나는 어느 추운 날 얼어죽을 뻔한 청년 미하일의 목숨을 구해준다. 미하일은 그후 구두장이 부부와 함께 살면서 구두 만드는 일을 배워 뛰어난 기술자가 되어 그들을 돕는다.
처음 만났을 때 몹시 침울한 얼굴을 하고 있던 미하일은, 말이 없는데다가 부지런히 일을 하면서도 식사는 조금밖에 하지 않았으며 한가할 때는 잠자코 천장만 바라보곤 하였다. 그런 미하일이 싱긋 웃었던 것은 딱 세 번이었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미하일은 천사였고 그가 세 번 싱긋 웃었던 것은 하느님의 세 가지 말씀을 알아냈기 때문이었다.
하느님의 말씀을 거역해 벌을 받게 된 천사 미하일에게 하느님께서는 '사람의 내부에는 무엇이 있는가, 사람에게 허락되지 않은 것은 무엇인가,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이 세 가지를 알게 되면 하늘나라로 다시 돌아오게 될 것이라고 말씀하신다. 미하일은 오랜 세월에 걸쳐 차례로 그 답을 얻게 되는데,
우선 '사람 안에 있는 것'은 바로 사랑이었다. 어렵고 팍팍한 생활이지만 하느님을 기억하며 헐벗고 굶주린 자신에게 사랑과 자비를 베푼 세몬과 마트료나 부부에게서 그것을 배울 수 있었다.
또한 '사람에게 주어지지 않은 것'은 자기 몸에 무엇이 필요한지 아는 지식이었다. 날이 저물기도 전에 죽을 목숨이면서, 일 년 동안 닳지도 찢어지지도 일그러지지도 않을 장화를 주문하는 돈 많은 사내를 보며 얻은 교훈이었다. 마지막으로 미하일이 알아내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에 대한 답 역시 사랑이었다. 모두가 자신을 걱정함으로써 살아갈 수 있다고 여기는 것은 인간들의 생각일 뿐, 사실은 사랑에 의해서 살아가는 것이라는 이야기였다.
- 톨스토이 단편 -
떠나는 길에도, 돌아가는 길에도
어릴 때 저는 떠나는 길만이 자유의 길인 줄 알았습니다 그래서 접었던 날깨를 활짝 펴고 파란 하늘을 박차고 올랐을 때 가슴이 터질 듯 행복했습니다.
짧지 않은 세월 동안 쉼 없이 세상을 방황하며, 그 어디에서도 날개 접을 곳 찾지 못하고 나서야 비로소 저는 깨달았습니다 떠남이 행복했던 이유는 돌아갈 곳이 있기 때문이고, 빗줄기 속에서도 힘차게 날 수 있었던 것은 영원히 깃들일 둥지가 있기 때문임을...
그러기에 주님, 불어오는 바람에 몸을 맡긴 채 힘 없이 돌아가는 길이어도 저는 행복합니다 떠나는 길에도, 돌아가는 길에도 제 곁에는 늘 당신이 계시기에, 당신께 돌아가는 길이야말로 참 자유의 길이기에....
- 남기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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