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아동(구 미아3동)성당 게시판

[그는 한 친구가 있다고 말했다]

인쇄

정혜선 [madal77] 쪽지 캡슐

2001-11-08 ㅣ No.7551

< 그는 한 친구가 있다고 말했다 >

 

 

어머니께 - 전쟁은 끝났고, 저는 임무를 마쳤습니다.

그런데 그보다 어머니께 부탁드릴 일이 있습니다. 친구가 한 명 있어요.

아주 훌륭한 친구인데 돌아갈 집이 없어요.

그래서 그 친구를 집으로 데리고 갔으면 합니다.

 

아들에게 - 우리는 개의치 않으니 그 친구과 같이 집으로 돌아와도 좋다.

한 1~2주일 정도 우리와 같이 지내자.

 

어머니께 - 아셔야 할 일이 있어요.

너무 놀라지 마세요.

제 친구는 어머니도 아시곘지만 최근 전투에 참가했어요.

부상을 당했고 한쪽 팔을 잃었답니다.

 

아들에게 - 너무 걱정하지 말고 그 친구를 집으로 데리고 오려무나.

한 1~2주일 정도 우리집에 머물러도 괜찮겠지.

 

어머니께 - 그런데 어머니, 그는 그냥 친구가 아니라 마치 형제 같은 존재랍니다.

그래서 함께 지내려는 거예요.

어머니께서도 아들처럼 대해주시면 좋겠어요.

어머니, 저는 억지로 청하고 싶지는 않아요.

그런데 대답을 하시기 전에 아셔야 할 것이 또 있어요.

제 친구는 전투에서 한쪽 다리를 잃었답니다.

 

아들에게 - 이렇게 말하자니 가슴이 아프다.

허나 나는 허락할 수가 없구나.

너도 알겠지만 네 아버지나 나는 불구자를 돌볼 시간이 없단다.

 

몇 달이 지난 후, 아들이 죽었다는 편지가 왔다.

그 편지 내용에 따르면, 놀랍게도 아들의 사인은 자살이었다. 며칠이 지나 관이 도착했다. 관은 국기에 덮여 있었다. 그들은 거기에 누워 있는 아들을 보았다. 한쪽 팔과 한쪽 다리가 없는 아들을.

 

- 작자미상



11 0

추천 반대(0)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