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양2동성당 게시판

아이야 나는 너를 사랑한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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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하영 [shy] 쪽지 캡슐

2001-09-05 ㅣ No.5116

이제 고만 고만. 이라고 말하고 싶어.

목구멍에서 자꾸만 맴도는 그말.

이럴땐 벙어리가 될래.

 

좀더 버틸수 있을거야.

 

뿌리가 썩어서 송두리채 뽑히거나 베어버릴때까지는,......

 

잊어버리고 싶은데

나의 기억속에서 모조리 지워버리고 싶은데

생각조차 하고 싶지 않은데.

 

자고 나면 괞찮아지겠지.

아니 영원히 잠들어 버리면 괞찮아지겠지.

영원히 잠들어서 깨어나지 않으면 괞찮아지겠지.

 

예수님께서 바라보시고 웃으시며 이렇게 말씀하시는 것 같아요.

 

예수님께서 대답하신 말씀은

'아이야 나는 너를 사랑한단다.'

.

.

.

 

오늘 점심엔 오랜만에 나들이를 나갔어요.

도시락을 싸오긴 했는데 갑자기 순대 생각이 나서요.

 

점심때라 그런지 시장이 다소 한가하다.

내가 찾는 당골 분식집.  새로 생겼는데 오늘이 아마 세 번째이지.

들어서자 마자 낯익은 얼굴이 나를 바라보며 빙긋 웃는다.

어 순대보다 더 반갑네.

며칠전 대구서 올라오신 데레사 할머니가 혼자 외롭게 김밥을 드시고 계시는 거예요.

할머니 보니까 너무 반가워서 주위 시선도 무시한채 도란도란 이야기 꽃을 피웠죠.

거의 혼자 먹는 날이 많아 이제 그러려니 하면서도 가끔씩은 허전했는데,

느닷없이 오늘은 이렇게 좋은 자리를 마련해 주셔서 감사했어요.

저땜에 용돈 쓰셔서 죄송하긴 했지만 손녀나 다름없으니까 사양안하고

맛있게 잘 먹었지요.

뭐라도 싸드릴려 했는데,........

암튼 다음번에 제가 사드려야 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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