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음동성당 게시판

당신의 하느님은 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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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학남 [obbji] 쪽지 캡슐

2004-11-13 ㅣ No.3754












      당신의 하느님은 누구?


      스스로 신앙심이 깊다고 생각하는 신자가 있었습니다.
      그는 날마다 교회에 가 기도를 했습니다.
      때로는 아침 일찍부터 저녁 늦게까지 성당에서 살다시피 하였습니다.
      그러다 보니 집안 일은 엉망이 되었습니다.

      어느 날 신부가 물었습니다.
      "온종일 성당에 있으면 집안 일은 어떻게 하십니까?"

      그러자 신자가 대답했습니다.
      "하느님께 기도 드리는 것이 중요하지 집안 일이 중요합니까?"

      그때 신부가 다시 물었습니다.
      "그럼 집안에 계신 하느님은 어떻게 합니까?"

      신자는 어리둥절하여 말했습니다.
      "집안에 무슨 하느님 말입니까?"

      그러자 신부가 웃으면서 조용히 말했습니다.
      "집안에 당신의 손길이 필요한 남편과 아이들이 있지 않습니까?
      우선 그들에게 사랑을 베푸십시오.
      그들이 바로 당신의 하느님입니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말


      어느 장님이 팻말을 목에 걸고 지하철 입구에서 구걸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 팻말에는 이런 글귀가 씌어져 있었습니다.

      "저는 태어날 때부터 장님입니다.’

      지나가는 사람들은 많았으나 그 장님에게 동전을 주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았습니다.
      어느 날, 장님이 쪼그려 앉아 빵조각을 먹을 것을 보고 한 청년이 장님에게로 다가왔습니다.
      그리고는 불쌍했던지 그 장님을 위해 팻말의 글귀를 바꿔주기로 했습니다.
      그 청년은 팻말에 있던 글귀를 지우고 그 위에 다시 쓰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봄이 와도 꽃을 볼 수 없답니다."

      그 후로 지나가는 사람들의 태도가 변했습니다.
      장님을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장님 앞에 놓인 깡통에 동전을 아낌없이 넣었습니다.

      참 신기합니다.
      글자 몇 개 바꿨을 뿐인데 사람들은 마음의 문을 열기 시작합니다.
      그만큼 우리의 일상은 메말랐다는 반증이겠지요.
      사람과 사람과의 거리는 종이 한 장 차이입니다.
      당신의 풍부한 감성으로 그 간격을 없애 주시길 바랍니다.
      분명 세상은 당신의 간절함으로 인해 아름다워질 것입니다.

      글: 김현태







      가마우지 이야기


      신선이 산다고 할 만큼 아름다운 중국의 계림 지방,
      그곳에 사는 순박한 사람들은 먼 옛날부터 가마우지 새를 이용한 낚시를 생업으로 삼고 있다.
      가마우지는 검은 재빛에 날지 못하는 작고 보잘것없는 날개를 가진 새로,
      길고 끝이 구부러진 주둥이와 긴 목으로 물고기를 재빠르게 낚아채고 큰 물고기를 쉽게 삼킨다.
      가마우지 낚시란 가마우지의 목 아랫부분을 끈으로묶어 가마우지가
      물고기를 삼키지 못하도록 한 다음 그것을 꺼내는 낚시 방법을 말한다.
      다음은 수백년 이어온 계림 사람들과 가마우지의 아름다운 이야기다.

      어부는 이른 새벽 가마우지를 태우고 강으로 나갔다.
      강 한가운데에 이르러 가마우지의 목을 묶자 주인의 마음을 알아차린 가마우지는
      능숙한 솜씨로 물고기를 낚아 올렸다.
      이렇게 물고기를 몇마리 잡은 뒤 어부는 가마우지의 목을 풀어 주어
      가마우지가 마음껏 물고기를 먹게 했다.
      해질녁이 되면 어부는 가마우지와 함께 붉은 노을빛을 받으며 집으로 돌아왔다.

      어느덧 세월이 흘러 너무 늙은 가마우지는 더 이상 낚시를 하지 못하게 되었다.
      그러자 어부는 손을 가마우지의 목에 넣어 물고기를 삼키게 해주었다.
      가마우지가 죽을 날이 가까워 오자 어부는 날씨 좋은날,
      가마우지를 안고 강이 내려다보이는 언덕에 올랐다.
      그리고 돗자리를 펴고, 조그만 상에 잘 익은 술 한병을 올려놓고는 가마우지와 마주 앉았다.
      한참동안 가마우지를 쳐다보는 어부의 눈에는 은혜와 감사의 정이 가득했다.
      이윽고 어부는 정성스럽게 술을 따라 가마우지의 입에 부어 넣어 주었다.

      늙고 힘없는 가마우지는 정성스러운 그 술에 깊이 취하며 눈물을 흘리면서 긴 목을 땅에 뉘였다.
      평생을 동고동락해 온 가마우지의 몸을 쓰다듬으며
      하염없는 눈물을 쏟는 어부의 머리도 어느새 하얗게 세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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