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계동성당 게시판

분노라는 감정(홍신부님강론)

인쇄

김현경

2003-02-16 ㅣ No.6312

우리가 가진 감정들은 다 우리의 삶에 도움이 되는 것이라고 말들을 하지만

그래도 영 가지고 있기가 불편한 감정들이 참 많습니다.

그 중에서도 분노,화 라는 감정은 참으로 다루기도 어렵고

가지고 있기도 불편한 감정입니다.

그래서 분노만 잘 다루어도 반은 성인의 길에 들어섰다고 말을 하지요.

 

분노는 왜 일어나는 것인가?

분노는 자기안의 아물지 않은 상처를 상대방이 건드렸을 때 일어납니다.

몸의 아픈 부분을 때리면 아프다고 소리를 지르는 것 처럼

마음의 상처도 아픈 부분을 건드리면 분노를 터뜨리는 것입니다.

 

그런데 남이 내 상처를 건드렸을 때 보다

내가 모르고서 남의 아픈 부분을 건드려서 상대방의 화를 돋구었을 때

참으로 곤욕스럽고 난감합니다.

이런 때 어떻게 해야 하는가 하는 질문을 많이 받지요.

특히 나는 도와주려고 조언을 했는데 상대방이 그것을 받아들이지 않고 화를 냈을 경우 참으로 곤란할 것입니다.

그런 경우에 어떻게 해야 합니까?

 

답은 달래지 말고 그냥 내버려 두라는 것입니다.

왜?

 

화를 냈다는 것은 자신이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무의식적인 반응이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면 키가 큰 사람보고 숏다리 그러면 화를 내겠습니까?

다리가 짧은 것 때문에 열등감을 가진 사람에게 숏다리라고 해야 화를 내는 것이지요.

그런 것 처럼 마음도 자신이 문제라고 생각하는 것이 건드려졌을 때

사람은 화를 내기 마련인 것입니다.

 

그렇다면 화내는 것이 그 사람에게 무슨 도움이 되는가?

본인이 어떤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기회가 된다는 것입니다.

몸이 아프면 통증이 생겨서 아픈 부위를 알듯이

마음이 아프면 그 통증이 분노로 나타나서 자신이 병이 있음을 알리는 것이지요.

따라서 그렇게 상대방이 자신의 문제 때문에 화를 내고 있을 때

화를 충분히 낼 수 있는 시간을 주는 것이 상대방을 돕는 것입니다.

즉 실컷 화를 내고 난 후에 자신의 감정을 들여다 볼 수 있도록 시간을 주어야 한다는 것이지요.

이런 때 섣불리 달래주고 얼러주는 것은 오히려 상대방이 자기 직면을 하는 것을 방해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설명을 드렸는데도 상대방을 달래주어야 한다는 생각에 시달리는 분들은

그것은 상대방에 대한 사랑 때문이 아니라

불편한 상황 자체를 싫어하는 자기 무의식 때문인 것입니다.



190 0

추천 반대(0)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