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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례] 시- 숲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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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
숲에서 살고파, 숲에서 살고파, 전나무, 자작나무, 우뚝우뚝 솟은 곳에, 등나무, 머루 다래, 칡덩굴 엉킨 곳에, 쏴- 쏴- 바람소리, 푸른소리 물소리.
푹푹 숲에 돋는 열기 송송떠는 물방울에
날다람쥐, 족제비며, 산토끼 닫고, 개똥지빠귀, 산까치며, 이름 모를 산새들에, 베짱이 뛰고, 나비 나는 한구석에 똬리틀고 앉아 있는 구렁이며,
꽃 피고, 이끼 피고, 구름도 피고,
바람 불면 바람 맞고 눈 오면 눈 맞고 비 오면 비 맞고 서리 오면 서리 묻고
서늘히 푸른 안개 구부러진 노송 아래 떡갈잎 썩는 내음 바로 내 자리 그 곳에 발을 묻고 나무가 되리.
- 정준화 시집 [솔잎에 떠는 바다] 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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