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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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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주 [Laissez] 쪽지 캡슐

1999-09-14 ㅣ No.1244

                 少年

                                윤동주

 

여기저기서 단풍잎 같은 슬픈 가을이 뚝뚝 떨어진다.

단풍잎 떨어져 나온 자리마다 봄을 마련해 놓고

나뭇가지 위에 하늘이 펼쳐져 있다.

가만히 하늘을 들여다보려면 눈썹에 파란 물감이 든다.

두 손으로 따뜻한 볼을 씻어 보면 손바닥에도

파란 물감이 묻어난다.다시 손바닥을 들여다 본다.

손금에는 맑은 강물이 흐르고 ,맑은 강물이 흐르고,

강물 속에는 사랑처럼 슬픈 얼굴-아름다운 순이의 얼굴이

어린다.소년은 황홀히 눈을 감아 본다.그래도 맑은 강물이 흘러

사랑처럼 슬픈 얼굴- 아름다운 순이의 얼굴은 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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