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회성당 자유게시판

연변산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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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윤 [Novita] 쪽지 캡슐

2001-10-15 ㅣ No.2064

오늘은 ’산삼’이야기를 하겠슴다.

 

남한에서는 ’약방에 감초’라는 말을 쓰지만 우리 연변에서는 ’약방에 산삼’이라는

 

말을 씀다. 길가다 걸리적 거리는 것이 있어 보면 산삼임다.

 

100년 묵은 산삼은 풀뿌리만 못함다.

 

고조 500년 쓱은 묵으야 애들이 (껌처럼 오물오물 거리다가) 쓴물만 쪽

 

빠라묵고 버림다.

 

이 산삼이 700년된 것은 고추장에 버무려스리 반찬으로 묵슴다.

아조 씁쓰름하니 맛이 괴얀슴다. 와땀니다

 

남한 티비에서 ’왕건’ 첫째 마누라가 1000년 묵은 산삼이 없어스리 죽는

 

장면을 보고 연변 사람들 모두가 안타까워 했드랬슴다.

 

그 흔한 1000년 묵은 산삼이 없어스리 사람이 죽다니 하고 말임다.

 

1500년 묵은 산삼 보셨슴니까?

 

그것은 삽으로 캐냄니다. 그리고 말려서 방향제로 씀니다.

 

그 향기가 그윽한 것이 와땀니다.

 

연변에 갓 전기가 들어오기 시작하던 어릴적이었습니다.

 

천둥이 치는 소리가 나고 땅이 쩍쩍 갈라지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지각변동이 일어나는 줄만 알았슴다.

 

그런데 아니었슴다.

 

그것은 바로 우리동네 최고령 어른신께서 5200년 묵은 산삼 실뿌리를 캐

 

드시고는 넘치는 힘을 주체 못하셔스리 소리를 지르시면서 땅바닥에 머리를

 

치고 계셨던 것이었슴다.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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