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덕동성당 게시판

그래도 용서가 안될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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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순 [won3d] 쪽지 캡슐

2001-01-07 ㅣ No.3314

 

하느님 앞에서

                    

 

전능하신 하느님

당신 앞에 제 자신을 내어놓습니다.

기도하기 위해서냐구요?

아닙니다.

오늘 아침에는 기도를 할 수가 없습니다.

화가 났어요.

용서를 할 수가 없습니다.

용서하려고도 하지 않으니까요.

피해자는 저입니다.

사실 제가 용서했어야 하지만....

용서하기는 고사하고

상대방을 아프게 해주려는 의도에서

궁리해낸 날카로운 말을 내뱉었습니다.

거짓은 아니지만

그 사람 눈에

자신이 참으로 쓸모없는 자로 보이도록

속된 말을 마구 퍼부었습니다.

그래서 화가 난 겁니다.

주님,

우리가 서로를 심판하듯

우리를 심판하지 마십시오.

만일 그렇다면 그 누구도

화를 면치 못할 겁니다.

 

화는 냈지만 저에게도

후회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그에게 알려주십시오.

그 가능성을 응시하며

그가 받은 큰 상처는 잊도록 도와주십시오.

제 편에서 사과는 못할 망정

화해하고픈 마음만이라도

저에게 허락해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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