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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원 [94deofilo] 쪽지 캡슐

2000-09-05 ㅣ No.4201

안녕하세요?

지난번에 이어서 두번째 보고입니다.

 

이번에는 교육과 프라이부르크 환경이 어떤지에 대해 이야기 하지요. 간혹 이상한 사람들의 이름이 나온다고 하여 이상하게 생각하지 마세요. 한때는 유명한, 아직도 유명한 사람들이랍니다.

 

◎ 교육에 대하여

 

 프라이부르크는 하이델베르크와 더불어 대학도시로도 알려져 있습니다. 물론 베를린 같은 곳이나 그밖에도 유명한 대학이 있지만 말입니다. 프라이부르크 대학은 현대에 들어서 특히 두각을 나타낸 대학으로 철학부는 독일 철학을 거의 이끌다시피 하였습니다. 예컨대 후설의 현상학파를 필두로 에디트슈타인(98년에 아니 작년인가 성녀가 되셨습니다)과 하이데거가 있었고 가다머(철학적 해석학의 권위자)도 여기서 공부한 바 있습니다. 또한 칼 라너(가톨릭 신학자 중 현대의 위대한 사람중 한 분)도 여기 출신입니다.

 외국인들이 많이 출입하는 지역이라 언어학원들이 많이 있는 편입니다. 저는 Ehrstein이라는 사설 학원에 등록하여서 공부를 하였습니다. 주로 회화 위주의 학습을 하였고 1시간 30분 수업 후에 30분 휴식, 그리고 1시간 30분 수업을 하였는데 대다수의 학원도 이와같은 체계로 수업을 하는 것 같습니다.

 독일의 경우 교육제도는 학생들이 5년 간의 초등학교 과정을 마친 뒤 선생님의 판단과 관찰을 통하여 학생이 중·고등학교(우리식으로 말하면 인문계)인 Gymnasium에 입학할 지, 아니면 실업계인 Real Schule를 가야할지 진로가 결정됩니다.

 Gymnasium의 경우는 7년 과정이고 Real Schule는 몇 가지 학교로 세분되는데 기계를 만지게 되는 학교와 그 밖의 제빵이라든지 미용이라든지의 다양한 기술을 습득하는 학교로 진학할 수 있습니다. 인문계 고등학교 과정을 마치기 위해서는 졸업시험(Abitur)를 봐야하고 합격해야만 종합대학이나 단과 대학에 입학시험을 치를 자격이 주어집니다.

 어떻게 초등학교 5년 동안 학생의 진로를 결정할 수 있느냐라고 물었고 나중에 그 아이의 재능이 발휘될 수 있는데 너무 빨리 결정하는 것은 아니냐고 물었는데 이제까지 그렇게 하였고 실업학교로 가도 나중에 대학에 진학할 수 있는 길이 있다고 합니다. 게다가 교사의 판단에 권위를 부여하고 그에 맞갖게 책임을 지며 대체로 실업학교로 가는 학생들이 대학에 진학하려고 하는 경우도 드물고 좋게 판단된 경우가 훨씬 많다는 것입니다. 순간 우리나라의 경우가 생각되었는데 우리나라의 경우 대학을 나와야 명함을 딴다든지 사회에서 뒤떨어지지 않는 풍조가 있는데 반해 여기는 꼭 그렇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대학에 가게 되면 그 기간동안 경제 생활을 하지 못해서 남들보다 돈을 많이 벌지 못한다고 생각하는 학생들이 많다고 합니다.

 프라이부르크에서 유독 한국인들이 눈에 많이 뜨이는데 물론 어학 연수하러 온 학생들도 있지만 약 70% 정도가 음악 공부를 하러 온 사람들이 많습니다. Musik Hochschule가 이 도시에 있는데 독일에서는 실력있는 교수진과 교육환경이 좋아 독일인뿐만 아니라 그 밖의 나라에서, 한국도 예외는 아니며, 많은 학생들이 이 학교에 다니기 위해 옵니다. 들리는 말에 의하면 관악기 분야가 강세를 보이는데다 일단 등록금이 없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물론 독일의 대학은 등록금을 내지 않긴 하지만.

 

◎ 환경에 대하여

 

 프라이부르크는 환경도시라고 일컬어지는데 물 좋고 공기 좋고 숲도 좋아서 이기도 하지만 환경에 대한 특별한 배려가 있기 때문입니다. 각종 환경 연구소가 이 도시에 설립되어 있기도 하고 태양열이나 풍력을 이용한 대체 에너지 연구와 실험들을 많이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사회민주당과 녹색당 연합 정권의 출범 이래로 이점에 대한 지원이 증가하기도 하였습니다.

 물론 우리가 하고 있는 분리 수거제는 거의 확실히 지켜지고 있는 것 같으며 이 모든 것이 국민의 세금으로 착실히 수행되고 있습니다. 모든 청과물에는 농약을 치지 않고 재배하고 있어서 사람들이 그냥 대충 씻지도 않고도 먹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틈만 있으면 꽃을 심고 가꾸고 있습니다. 가가호호 꽃을 심고 길거리에는 나무를 가꾸고 있으며 자동차를 이용하기보다 자전거의 이용률이 무척 높습니다. 시민의 약 70%가 자전거를 이용하고 있다고 생각하면 맞습니다. 도시의 시외곽을 이어주는 전차(Strassen Bahn)의 시설이 잘 되어 있고 그 밖의 대중교통시설이 좋은 편입니다. 특별히 공기 오염을 일으키는 장치가 적다는 점과 시민들의 자발적 대중교통이용과 자전거의 이용등이 이 도시를 환경도시라 일컫게 하는가 봅니다.

 

 

이렇게 독일 사람들은 살고 있습니다.

다음에 또 글을 띄우도록 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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