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량리성당 장년게시판

눈 씻기 작업-성당 이미지 사진을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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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남진 [monicacho033] 쪽지 캡슐

2000-02-29 ㅣ No.481

비목님

 

 가끔 인천 교구의 연평도 성당 게시판에 들어가 보고 있어요.

성당 게시판에는 본당 신부님이 찍은 사진들이 올라 와 있지요.

푸른 바닷 물결이 컴퓨터 모니터에 넘칠듯 일렁이고 섬 전경이 한눈에 들어오는 사진이랑,

등대,  흰눈 쌓인 고즈넉한 연평도 성당의 성모 동굴과 뜨락, 섬 신자들 등등...

그 사진들을 화면에 띄우면  짠 바다 내음, 갈매기 소리까지 실려오는듯 해요.

조기잡이로 살아가는 연평도 사람들의 한해살이도 짐작케 되어 잠시 도회를 탈출, 마음의 여행을 하죠.  그래서 요즘은 연평도가 아주 친근한 곳이 되었어요.

 

게시판에 올린 우리 청량리 성당 이미지 사진 잘 보았습니다.

늘 보아와 익숙한 것도 끊임없이  새롭게 바라보려 하고, 자기 주변의 것들과 관계를 맺고  의미를 담아 보려고 노력 하는 것이  생활에서 얼마나 필요한가를 느낍니다.

 

모처럼 눈이 시원했습니다.

마음으로 찍어서 그렇게 멋진 작품이 되었나 봅니다.

사진이  도회적인 연회색 빛의 성당 건물만으로 끝났다면 전달되는 느낌이 적었을 거예요.

그러나 성당 지붕 위로 흘러 가는 구름이 함께 잡혀 있어서  근사했습니다.

어떤 화가의 말이 풍경화에서 하늘의  구름을 처리하기가 퍽 어렵대요.

그 이야기를 듣고 난 다음에 어떤 전시회에서건 하늘의  구름이 어떻게 처리됐나를 유심히 살펴보죠.

 

비목님의 사진에 담겨있는 무심한 구름을 보며 역시 그 화가의 말이 떠 올랐죠.

차가운 하늘과 건물에 표정을 갖게 해 주는 있는듯 없는듯 흩어져 있는  구름. 카메라가 놓치지 않고   한 화면에 담아 멋진 구도를 연출하고 있군요.

 

인간이 제 아무리 빼어난 솜씨를 자랑해도 하느님의 창조물인 자연과의 조화를 무시하거나   뛰어 넘을 수 없다는 것을 갈수록 느끼면서 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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