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양동성당 게시판

오늘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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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옥자 [lea75] 쪽지 캡슐

2001-03-31 ㅣ No.5671

 

 

 

오늘 하루 / 도종환

 

 

 

 

 

 어두운 하늘을 보며 저녁 버스에 몸을 싣고 돌아오는 길

 

생각해보니 오늘 하루 얻은 것보다 잃은 것이 더 많았다

 

이것저것 짧은 지식들을 많이 접하였지만

 

그것으로 생각은 깊어지지 않았고

 

책 한권 며칠씩 손에서 놓지않고 깊이 묻혀

 

읽지 못한 나날이 너무도 오래 되었다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지냈지만

 

만나서 오래 기쁜 사람보다는 실망한 사람이 더 많았다

 

나는 또 내가 만난 얼마나 많은 사람을 실망 시켰을 것인가

 

미워하는 마음은 많았으나 사랑하는 마음은 갈수록 작아지고

 

분노하는 말들은 많았지만 이해하는 말들은 줄어들었다

 

소중히 여겨야 할 가까운 사람들을 오히려 미워하며

 

모르게 거칠어지는 내 언어 만큼 거칠어져 있는 마음이

 

골목을 돌아설 때마다 덜컹거렸다

 

단 하루를 사람답게 살지 못하면서

 

오늘도 혁명의 미래를 꿈꾸었다.

 

 

 

 

오늘 하루는 사람답게 행복하게 신나게 즐겁게 보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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