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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28일 성가정 축일 묵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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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성희 [imsunghee] 쪽지 캡슐

2008-12-28 ㅣ No.10495

                                                     

                                                                12월 28일 성가정 축일  묵상

  

        

               2008년 12월 28일 예수 마리아 요셉의 성가정축일 

 

 

 

 

 

 

 

                            <아기는 자라면서 지혜가 충만해졌다.>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 2,22.39-4

 


 

                                      묵상- 

 

    22 모세의 율법에 따라 정결례를 거행할 날이 되자, [예수님의 부모는] 아기를 예루살렘으로 데리고 올라가 주님께 바쳤다.

39 주님의 법에 따라 모든 일을 마치고 나서, 그들은 갈릴래아에 있는 고향 나자렛으로 돌아갔다.

40 아기는 자라면서 튼튼해지고 지혜가 충만해졌으며, 하느님의 총애를 받았다.

 

                          아빠, 내가 소금 넣어 줄게

 

    제게 메일로 아름다운 글을 보내 주시는 분이 계십니다. 좋은 자료도 보내주시고, 아름다운 글도 보내주십니다. 그 글 중에서 성가정 축일에 여덟 살짜리 어린 소녀로 오신 예수님이 생각 나 올려드립니다.

 

 〚음식점 출입문이 열리더니 여덟 살 쯤 되어 보이는 여자 아이가 어른의 손을 이끌고 느릿느릿 안으로 들어왔다.

두 사람의 너절한 행색은 한 눈에도 걸인임을 짐작할 수 있었다.

퀴퀴한 냄새가 코를 찔렀다.

 

주인아저씨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그들을 향해 소리쳤다. "이봐요!! 아직 개시도 못했으니까 다음에 와요!!" 아이는 아무 말 없이 앞 못 보는 아빠의 손을 이끌고 음식점 중간에 자리를 잡았다.

주인아저씨는 그때서야 그들이 음식을 먹으러 왔다는 것을 알았다.

"저어. 아저씨! 순대 국 두 그릇 주세요."

"응 알았다. 근데 얘야 이리 좀 와 볼래!"

계산대에 앉아 있던 주인아저씨는 손짓을 하며 아이를 불렀다.

 

"미안하지만 지금은 음식을 팔 수 없구나. 거긴 예약 손님들이 앉을 자리라서 말이야." 그렇지 않아도 주눅이 든 아이는 주인아저씨의 말에 낯빛이 금방 시무룩해졌다. "아저씨 빨리 먹고 갈께요. 오늘이 우리 아빠 생일이에요."

아이는 비에 젖어 눅눅해진 천 원짜리 몇 장과 한 주먹의 동전을 꺼내 보였다.

“알았다. 그럼 빨리 먹고 나가야 한다.”

“아저씨 빨리 먹고 갈께요. 오늘이 우리 아빠 생일이에요."

 

잠시 후 주인아저씨는 순대 국 두 그릇을 갖다 주었다.

그리고 계산대에 앉아서 물끄러미 그들의 모습을 바라봤다.

"아빠, 내가 소금 넣어 줄께" 아이는 그렇게 말하고는 소금 통 대신 자신의 국밥 그릇으로 수저를 가져갔다. 그리고는 국밥 속에 들어 있던 순대며 고기들을 떠서 앞 못 보는 아빠의 그릇에 가득 담아 주었다.

 

"아빠 이제 됐어 어서 먹어. 근데 아저씨가 우리 빨리 먹고 가야 한댔으니까 어서 밥 떠 내가 김치 올려 줄께." 수저를 들고 있는 아빠의 두 눈 가득히 눈물이 고여 있었다. 그 광경을 지켜보던 주인아저씨는 조금 전에 자기가 했던 일에 대한 뉘우침으로 그들의 얼굴을 바라볼 수가 없었다.

 

잠시 자신을 돌이켜 보게 됩니다. 사람은 귀천이 없다고 말하지만 스스로를 귀하고 천하게 만듭니다. 그리고 하느님의 마음에 들 수도 있고, 들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 모든 것은 스스로 만듭니다.〛

 

  성 가정 축일에 어린 소녀의 효심으로 성가정에 오신 예수님을 묵상하면서 우리 사회와 우리의 현실을 슬퍼합니다. 주교회의 가정사목위원회 황철수 주교님의 말씀을 그대로 옮겨 묵상합니다.

 

〔복음의 눈으로 볼 때 지금의 한국 사회는 과도한 물질주의에 물든 문화와 가치관이 팽배해 있습니다. 그 결과 가정 공동체의 중요한 덕목인 인격적 사랑과 정신적 가치관이 부차적인 것으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또한 이로 인해 단순한 경제논리로 부부간의 유대를 쉽게 판단하고, 부부애를 훼손시키기도 합니다. 이런 경향은 이혼이라는 가정 공동체의 해체를 넘어 가족 공동체 상호간의 상처와 아픔으로 연결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이러한 상처와 아픔이 단순히 경제적 여건으로 치유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

   최근 한국사회 가정의 큰 변화 중의 하나는 다문화 가정이 더 이상 소수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다문화 가정은 연간 전체 혼인건수의 11%(3만 8천 건, 2008년 통계청)를 차지하고, 이 비중은 앞으로 더 커질 것이 예상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다름’을 수용하고 ‘공존’을 선택하는 것은 우리 모두의 절박한 과제입니다. 따라서 모든 가정이 이러한 상황과 과제들을 올바로 인식하고 복음적으로 풀어나갈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할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복음적 삶의 항구한 가르침은 ‘자기를 내어 줌으로써 참된 자기를 찾고 사랑의 관계로 나아가는 길’입니다. 이러한 교회의 가르침에 비춰볼 때 오늘날 가정의 첫 번째 복음적 삶은 혼인성사 안에 들어 있는 사랑의 유대성을 잘 가꾸고 열매 맺도록 보살피는 것입니다. 무엇보다 먼저 그리스도인 부부들은 ‘그리스도의 사랑의 성사요, 땅 위에 있는 신적 존재이며, 하느님이 현존하시는 감실’임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그리고 그리스도인 가정은 우리 사회가 한층 더 밝아질 수 있도록 완성된 부부의 사랑으로 온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주교회의 가정사목위원회 위원장  황  철  수  주교〕


 

  우리에게는 비록 배신자들도 많고 원수들도 많지만, 좋은 친구들도 많고 하느님의 은총에 충실한 신자들도 많이 있습니다.

(최양업 신부의 열일곱 번째 편지 중에서


 

                                      순교자와 함께하는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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