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회성당 자유게시판
가까이서 사랑하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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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이서 사랑하기 - 김 현 태 - 멀리 가지 마라 사랑은 가까운 곳에 있다 날개가 있다고 저 멀리 떠나간다면 이 세상에 남아 있을 사랑이 몇이나 되겠느냐 날개는 나는 게 아니라 접어야 할 때 접을 줄 알아야 하는 법 갈매기야, 너의 날개를 오므려라 무엇이 있겠느냐 노을 저 건너편에 그 무엇이 있겠느냐 사랑은 언제나 가까운 곳에 있는 법 그렇다 섬은 너에게 다 주었다 삶의 무게가 너의 날개를 짓누를 때 나무 의자와 낙엽 이불을 너에게 내밀었고 하늘에서 길을 잃고 추락할 때에도 섬은, 나뭇가지 흔들며 너에게 이정표가 되어 주었다 그뿐이더냐 알에서 깨어날 수 있도록 너를 따사롭게 품었던 것도 섬이었고 아장아장 걸으며 날개를 퍼덕일 때도 혹여, 네가 넘어질세라 파도를 밀어내며 세상의 중심을 잡으며 안간힘을 쓴 것도 바로, 섬이었다 알겠느냐, 갈매기야 이렇듯 참사랑은 가까이 있기에 보이지 않는 법 갈매기야 날개 달린 세상 사람들아 이제 너의 날개 안을 보아라 사랑은 한결같이 늘 네 안에 있음을 -시집 <그대는 왠지 느낌이 좋습니다>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