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한 살 때 세례를 받은 후 데레사(소화)회라는 단체에 가입해 처음으로 읽은 신심 서적이 「성녀 소화 데레사 자서전」이었습니다. 저는 그 책을 읽으면서 저와 같은 나이의 아가씨가 온 세상을 포용하고 사랑하는 힘에 놀랐습니다. 데레사는 소박한 작은 꽃으로서 자신의 숨쉬는 행위조차도 놓치지 않고 완전한 사랑으로 존재하고 온 정성으로 행동했습니다. 얼마나 야물딱지고 깍쟁이 같은(?) 삶인지…. 당시 저는 좀더 나은 직장을 꿈꾸며 더 좋은 대우를 받는 곳으로 가야 하지 않을까 전전긍긍하며 몸담고 있는 일터에 사랑을 쏟아붓지 못하던 상태였지요. 성녀 데레사의 삶의 방식은 저에게 참으로 큰 도전이었습니다. 그후 저는 제 삶의 현장에서 일과 만남에 정성을 들이기 시작했고 그 정신을 본받고자 하는 열망이 더욱 커지게 되었고 마침내 수도회에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그 이후 우리 수녀회의 창립자 유프라시아 수녀님의 ‘희망의 기도’를 통해 더욱 고무되어 작은 일에 정성을 들임이란 ‘오, 하느님. 내 심장의 고동소리가 날 때마다 죄인을 위하여 은총과 용서를 비는 기도가 되게 하소서. 내 호흡은 당신께 한없는 자비를 비는 것이오며, 제가 보내는 모든 시선으로 그들로 하여금 당신의 사랑을 얻을 수 있게 하소서’처럼 대단한 직책을 위임받아 사는 것이 아니지만 지금, 여기에서 사랑으로 존재하고 행동함으로써 제게 맡기신 하느님의 구원사업을 완성하는, 그래서 그분의 영광이 드러나도록 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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