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음동성당 게시판

* 참된 성전(11/0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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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국길 [fcan] 쪽지 캡슐

2004-11-09 ㅣ No.3742

라테라노 대성전 봉헌 축일 (2004-11-09)

독서 : 에제 47,1-2. 8-9. 12 또는 1고린 3,9ㄷ-11 복음 : 요한 2,13-22

* 참된 성전 *

유다인들의 과월절이 가까워지자 예수께서는 예루살렘에 올라가셨다. 그리고 성전 뜰에서 소와 양과 비둘기를 파는 장사꾼들과 환금상들이 앉아 있는 것을 보시고 밧줄로 채찍을 만들어 양과 소를 모두 쫓아내시고 환금상들의 돈을 쏟아버리며 그 상을 둘러엎으셨다. 그리고 비둘기 장수들에게 “이것들을 거두어 가라. 다시는 내 아버지의 집을 장사하는 집으로 만들지 말라” 하고 꾸짖으셨다. 이 광경을 본 제자들의 머리에는 ‘하느님, 하느님의 집을 아끼는 내 열정이 나를 불사르리이다’ 하신 성서의 말씀이 떠올랐다. 그때에 유다인들이 나서서 “당신이 이런 일을 하는데, 당신에게 이럴 권한이 있음을 증명해 보시오. 도대체 무슨 기적을 보여주겠소?” 하고 예수께 대들었다. 예수께서는 “이 성전을 허물어라. 내가 사흘 안에 다시 세우겠다” 하고 대답하셨다. 그들이 예수께 “이 성전을 짓는 데 사십육 년이나 걸렸는데, 그래 당신은 그것을 사흘이면 다시 세우겠단 말이오?” 하고 또 대들었다. 그런데 예수께서 성전이라 하신 것은 당신의 몸을 두고 하신 말씀이었다. 제자들은 예수께서 죽었다가 부활하신 뒤에야 이 말씀을 생각하고 비로소 성서의 말씀과 예수의 말씀을 믿게 되었다.
(요한 2,13­-22)

오늘 복음 중에서 저는 예수님의 의로운 분노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우리는 때때로 아니, 자주 첫마음을 간직하고 유지하기가 쉽지 않은가 하면 순수한 동기조차 혼탁해져 수단이 목적이 되기조차 하니 말입니다. 예수님은 과월절에 성전 뜰에서 이루어지는 환전상들의 태도와 봉헌을 하러 온 가난하고 소박한 노인과 아이들의 곤궁이 배려되지 않은 손익 계산을 보시고 화가 치밀어올랐습니다. 성전이 예수님의 사랑과 환대를 체험하는 장소이고 하느님께 자신들의 전존재를 봉헌하는 장소가 아니라 세상살이에서 이루어지는 끼리끼리의 친목이나 재물이나 명예나 학력이 우세하게 대접받는 작태에 신물이 나셨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오늘 교회는 어떤 모습일까요? 예수님이 즐겨 맞이하던, 예수님이 사랑하고 챙기셨던 가난한 이웃들, 죄인들, 멸시받던 여인들이 들어설 자리가 있는지요? 하느님께서 예수님의 인성을 취하시어 사람들 사이에 현존하시고 또 당신의 모습을 드러내시는 곳인 성전(교회)이 되기 위해서는 질그릇 같은 우리 안에 부어주신 은총의 보화를 잘 간직하여 우리가 만나는 사람들이 모두 우리 안에 깃들인 예수님을 느낄 수 있도록 그분을 모셔드려야 합니다. 그리하여 누구 하나 소외됨 없이 인간됨의 존엄성을 깨닫는 체험이 이루어지고 나눔과 사귐이 이루어지는 살맛나는, 살아 있는, 그분을 모신 성전, 우리의 모임이 결국 예수님이야말로 참 성전이시라고 고백하는 참 신자들이 되겠기 때문입니다.

변수운 수녀(착한목자수녀회)

- 나 그대에게 -

나 그대에게
추운 겨울날 비추는
햇살처럼 따뜻함을 줄 수 있는
동반자로 살고 있습니다

어찌 보면
모든 일에 내 욕심이 앞서서
그대를 괴롭히고
늘 불편하게 하고 있지 않을까
생각하지만
마음만은 언제나 풋풋한
우리들의 사랑을 나누고 싶습니다

나 그대에게
언제나 어디서나 지켜주고
모든 것을 다 해주고 싶다고
말했던 것을 이루고 싶습니다

살다보면
생각지도 않았던 어려움들이 몰려와
남남보다 더하게 다투려 할 때도 있지만
형식처럼 사랑하기 보다는
늘 새롭게 사랑하고 싶습니다

누구에게도 비교되지 않는
그런 멋진 사랑을 하며 살아가고 싶습니다

나 그대에게
초라한 모습으로 살고 싶지 않습니다
때론 아픔이 있더라도
우리들만의 사랑 노래를 부르고 싶습니다
아름다운 기억으로 남기 위하여

- 용혜원의 詩중에서 -


님을 초대합니다

† 【 안나의 묵상나누기 】 †

+ :) +
성전이 예수님의 사랑과 환대를 체험하는 장소이고
하느님께 자신들의 전존재를 봉헌하는 장소.../

하느님께서 예수님의 인성을 취하시어 사람들 사이에
현존하시고 또 당신의 모습을 드러내시는 곳인 성전


몇 년의 조당이 아닌 조당의 신앙생활을 이번 고국방문을 통해서
관면혼배를 하였기에 성체를 모시러 기쁜 마음으로 주일미사에
참석하였습니다. 울엄니께서는 걷기도 힘드신 상태라 함께 가실
수가 없으셨지요.그동안 시모님만 부축하고 나가서 성체를 모셔
드리고 들어오는 앗!나의 심정이 어떻겠습니까.

※ 조당이라 함은 가톨릭 안에 들어와서 혼배를 한 교우가 이혼을 하였을
경우에 적용되는 것입니다.가톨릭에 입교하기 전에 이혼한 교우가 가톨릭에
들어와서는 바오로 특전이 적용되는 관면혼배를 할 수 있는 것입니다.

오늘은 얼마나 곤한지 오전에 학교도 못갔습니다.*^^*
하지만 오늘부터 정오미사가 있는 성당으로 미사를 드리러 갑니다.
시모님의 쾌유와 야곱의 우물을 읽는 독자들과 또 사이버 공간에서
안나의 묵상나누기와 함께 야곱이를 읽는 분들을 위하여 지향을 두
고 미사를 드립니다.

그동안 안나를 위해서 기도해주셨던 모든 분들에게 추워지기 전에!
미사를 통해서 빚을 갚고 싶은 마음도 있습니다.이제 앗!저의 기도
제목은 없습니다. 하하, 물론 하나가 있습니다만 그것은 제 남편인
요아킴을 위하여 그가 하느님의 사랑을 깨닫게 해주십사 청합니다.

성체를 모시고 싶은 마음이라는 것이 솔직한 표현일 것입니다.*^^*
성전에 나아가 주님을 내 안에 모시고 돌아와야만이 내게 주어진
몫을 감당할 수 있기에 바쁜 걸음으로 다녀옵니다.
더 솔직한 표현이라면 어제 송을남 글라라 자매님이 올리신 글처럼
(가톨릭굿뉴스 [우리들의묵상]방에 답글로 올려진 글입니다.*^^*)

"너의 모든 죄를 내게 주기를 바란다.
그것을 모조리 내게 넘기고 너는 죄없이 살기를 바란다.!"


성 예로니모 성인에게 말씀하신 그 한 마디가 앗!나에게도 들리기
때문입니다. 내 모든 죄를 고하고, 내 모든 무거운 짐을 그분에게
넘기고 돌아오면 하루가 한결 부드럽기 때문입니다.

어디간들 앗!나를 그렇게 따듯하게 받아줄 곳이 있습니까!.
말도 안통하는 이 나라이지만 안나 아지매를 반겨줄 곳이 참으로
많습니다. 아침에도 갈 수 있지만 학교를 가야되니 공부 끝나고
부지런히 정오미사에 다녀오면 됩니다.

눈길이 아니면 운전은 쉽게 할 수 있기 때문에 마음만 먹으면 갈 수
있습니다.점심준비와 도시락만 아니면 하루 죙일 앉아서 성체조배도
할 수 있습니다. 성체를 모실 수 있는 하루하루가 내게는 은총입니다.

내 삶에 많은 변화들이 따라오고 있지만 미사를 통해서 내 자신을
하느님께 드리는 연습을 하고 있기에 두렵지도 않습니다. 힘들지만
그 모든 것이 감사해서 또 훌쩍입니다. 신앙생활이라는 것이 이런
것이로구나.../하느님과 함께 살아간다는 것이 이런 것이로구나.../

질그릇 같은 우리 안에 부어주신 은총의 보화를 잘 간직하여..

[2고린토 4,7]
하느님께서는 질그릇 같은 우리 속에 이 보화를 담아 주셨습니다.
이것은 그 엄청난 능력이 우리게세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께로부터 나온다는 것을 보여 주시려는 것입니다.


이 질그릇에...
안나를 사랑하사 안나를 죽기까지 사랑하신 귀한 주님을 모십니다.
그리고는 [갈라디아서 2,20]절의 말씀을 나즈막히 고합니다.

이제는 내가 사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가 내 안에서 사시는 것입니다.
지금 내가 살고 있는 것은 나를 사랑하시고 또 나를 위해서 당신의 몸
을 내어 주신 하느님의 아들을 믿는 믿음으로 사는 것입니다.


그렇게 미사를 드리고 돌아오면 어제의 곤함이 언제였던고!
새롭고 상큼한 하루가 시작되는 것입니다.

살맛나는, 살아 있는,그분을 모신 성전, 우리의 모임이
결국 예수님이야말로 참 성전이시라고 고백하는 참 신자들


...의 하루가 시작되는 것입니다.
언젠가 앗!나를 아끼시는 수녀님께서...
'야곱의 우물은 안나님을 위해서라도 써내려가야 합니다...'라고
하셨음이 가슴으로 이해가 가는 날들입니다.

예수께서는 진정으로 사랑한다는 것은 정의가 포함되어야 한다는 걸
오늘 복음에서 제시하십니다. 우리는 예수님의 처참하게 죽어간
모습과 부드러운 모습만을 상상해서는 안 됩니다.

실로 거칠게 보이기까지 한 예수님은 사랑 때문에 의로운 분이셨습니다.
자기의 돈벌이를 위해 가난한 이들에게 폭리를 취해서는 안 된다고,
그것도 성스러운 자리에서는 더더욱.

- 2003년 11월 9일 야곱의 우물 중에서 -


과월호 3년치를 뒤져보는...

 


안나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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