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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오면 생각나는 사람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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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승룡 [pokka] 쪽지 캡슐

2000-08-25 ㅣ No.1759

어느새 허리 디스크란 병으로 이제 복까가 아닌 "야 허리 디스크 잘있냐?"

이런 수모를 받으며 살게 되었군요.

솔직히 인정하긴 싫지만 생각보다 병이 깊어 장기 치료에 들어갈것 같군요,

아`` 빙신이 된 내 꼴...

초근 그리 악하게 산 것은 없는디...

비가 옵니다. 어제도 오늘도...

하지만 느낌은 없습니다.  아마 산성비라 그럴걸요.

사람들은 비에 얽힌 추억이 있을 겁니다.하나 씩은

오늘은 왠지/ 그녀가 생각나는 군요. 아’ 이 말하기 전에 성가대에서 발표회 연습하는데

큰일입니다, 가뜩이나 노래도 못하는게 연습도 게을리하기 생겼으니. 쩝쩝.

 

비가 와서 한 마디 하렵니다.

97년도 대학에 입학해서 전 새내기중에 당구를 제일 잘 쳤습니다.(120)

정말 인재가 없었던 탔으로요. 그래서 선배들과 어울려 당구치는 유일한 신입생이 되었죠.

믿거나 말거나지만, 갈곳없는 동기 걸들이 자주 구경하러왔어요. 응원도 잘해주고..

그러던 중 저에게 다가와 당구를 가르쳐 달라는 여자가 있었죠. 그것도 사구를.

물론 전 상당히 싫었죠. 당구가르치다 혈압올라 죽을께 뻔하걸랑요.

하지만 그녀의 간청으로 결국 제 평생 유일한 수재자로 받아들였죠.

진짜 재능이 없었지만 항상 웃는 얼굴로 성의껏 가르친 결과 그래도 못치더군요.

바야흐로 시간이 흘러 그녀의 꾐에 빠져 도서관에서 당구장으로...

그러던 중 배가고파 중국집에 갔죠. 그때부터 비가내리기 시작했습니다.

짬뽕국물을 마시며 분위기를 살리고...

갑자기 그녀가 제 친구얘기를 하더군요.그래서 제 친구 신상에 대해서 말하던 도중 여자친구가 있다는 얘기를 했걸랑요.

증말 뻥안하고 그때부터 그녀는 울었습니다. 그녀는 제 친구를 찍어논 것이죠.

전 황당해서 짬뽕먹다 우는 애는 처음입니다. 국물도 채 못마시고 화장실로 피신했습니다.

남들이 보면 나만 욕할것도 같아서요. 그리고 돌아오니 그년 제 정신이더군요.

그리고 밖에 나왔죠. 우산이 하나밖에 없어서요, 같이쓰고 가는데 그녀 왈

 "승룡아! 기분 좀 좋아지게 학교가서 걷자!"

"아` 비오는데 , 집에 가야되는데 알았어.."

그리고 맘에도 없는 이상한 데이트 아닌 데이트가 시작되고. 하긴 그녀의 맘이 아주 더티했으므로 위로해줄 필요도 느끼고요.

그리고 어느덧 학교 연못 앞 벤취에 앉았죠. 비요? 계속왔죠.

우산 하나로 두사람을 가리느라 힘드렀죠. 하지만, 그녀 왈 "승룡아! 우리 우산 치우고 그냥 앉아 있자..." 그녀는 정말 너무했습니다. 내가 싸나이이긴 해도 3월 중순이면

얼마나 춥습니까. 비맞고 있는데. 그래도 전 우산을 치웠습니다.

그녀의 기분이 안 좋았으니까요.

그리고 쫌 있다 그년 충격적인 말을 했습니다.

" 승룡아! 추워, 옷 벗어죠! "

나 왈 " 안돼! 나 추워! "

그녀 왈 "너 남자가 그거 한 번 안해주냐"

나 왈 "알았어~~"

그때 전 얇은 와이셔츠에 청잠바를 입고 있었걸랑요.

결국 비에 쩔어 쩔다 못해서 그날로 감기가 들어버렸어요.

가장 중요한 건 고질병이던 비염을 간신히 고쳐놨는데 그 날 허벌나게 비를

맞은 탓으로 비염이 재발했다는 것이죠.

가끔씩 코가 안 좋을때 그녀, 그 녀석, 그 자식을 생각하죠.

싸나이가 아무리 좋지만 춥다고 함부로 옷 벗어 주는 그런 사람이 되어선 안되겠죠.

그리고 우산은 항상 갖고 다니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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