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사동성당 게시판

당신이 없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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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혜영 [pairan] 쪽지 캡슐

2001-06-29 ㅣ No.7251








당신이 없었다면




당신은
나에게 한 송이 꽃이 되라 하였습니다.
언제나 떠돌기만 하던 나에게
한 송이 꽃이 되라 하였습니다.
향기도 없이
형체도 없이
그저 사랑하는 마음 하나뿐인
보잘것없는 나에게
당신은
한 송이 꽃이 되라 하였습니다.
그래서 나는 한 송이 꽃이 되었습니다.
당신이 나를 꽃이라 불러
향기도 갖고
예쁜 꽃도 피워내는 아름다운
한 송이 꽃이 되었습니다.


당신이 없었다면
저 떠도는 바람으로
그 가벼움에 언제나
마음이 공허로워
떠나고자 외로움만 더했을 테지만
형체도 없이
향기도 없이
그저 다른 사람의 모습으로 살고
다른 사람의 향기만 전해주었을 테지만
이젠 어떤 가벼운 바람도
마음에 두지 않습니다.
한 송이 꽃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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