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기동성당 게시판

[아이] 푸른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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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영 [iloss] 쪽지 캡슐

1999-09-12 ㅣ No.967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쓰러졌단다.

 

힘든 싸움..아주 힘든 싸움을 위해 애쓰다가.. 오늘 쓰러졌단다.

 

가슴이 아프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그냥 지켜 보는 것 뿐.

 

그 사람의 결심을 많은 사람들은 무모한 용기니..소영웅주의니..비웃곤 했다.

 

그렇지만 손톱만큼의 욕심도, 명예심도 그에게는 없다는 것을 난 잘 안다.

 

소수의 배부른 사람들이 흘리는 부스러기로 연명하고 그것에 만족해야하는 사람이

 

사라지기를 바라는 마음..그 마음 뿐인데..그 과정이 너무 힘든다.

 

한 때는 대화로, 양보로, 이해로, 사랑으로..그렇게 하면 조금씩 좋아질 줄 알았다.

 

그런데 지금 세상은 그렇지 않다는 걸 알았다. 귀막고 눈가린 사람들이 너무 많고..

 

귀막히고 눈먼 사람도 너무 많다.내가 굳게 믿었던 많은 생각들이 자꾸 흔들린다.

 

그리고 힘이 든다. 어쩌면 내가 이 세상에 작별을 고할 때까지 영원히 끝나지 않을

 

싸움을 하고 있는 건지도 모른다. 포기하지 않겠다고 몇 번이고 다짐하지만

 

다리에 힘이 풀리는 것은 어쩔 수 없다.

 

내일이 되면 떠지지 않는 눈꺼풀을 밀어 올리고 다시 한 걸음 나아가야 한다.

 

기대하지 않는다.그리고 쉽게 믿지도 않는다.그냥 걸어갈 뿐이다.

 

(아이의선배언니하나가단식투쟁중에쓰러졌습니다2학기를맞아시작된교육투쟁중이었지요

내가사랑하는사람이더이상아프지않았으면좋겠습니다몸이든마음이든그리고내가사랑하는

사람모두행복할수있는날이빨리왔으면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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