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계동성당 게시판

봄을 기다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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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준 [bopark] 쪽지 캡슐

2001-02-21 ㅣ No.2188

매서우리 만치 혹독했던 지난 겨울

도저히 생명체라곤 살 수 없을 거라고

여겨졌던 그 땅 속에서

따사로운 햇살을 벗삼아

수줍은 듯 삐죽이 고개를 내미는

냉이를 보았네.

오늘/

 

어느해보다 추웠고

어느해보다 눈이 많았노라고

연일 매스컴에서

호들갑을 떨 때가

엊그제 같았는데/

 

어느새 언 땅을 헤집고

고개를 쳐드는 냉이를 보면서

나는 생각했네/

 

내 삶의 믿음도

그러해야 한다고/

 

어려울수록

힘들수록

그 분을 피하기보다

그 분께 매달리고

어리광도 부려보고

술도 함께 마시면서

고뇌에 찬 삶을

밝음으로

바꿔 볼 줄도

알아야 한다고/

 

농부가 농사 준비를 위해

저수지의 물을 가두어 놓듯이

훗 날 그분의 부르심을 받았을 때

무언가 셈할 것이 있어야 할 것 아닌가

생각해 보았네/

 

동터 오는 새벽이 아름답듯이

눈 덥힌 산야를 바라보며

새 희망으로 다가올/

 

따사로운 봄을 준비함도

소박한 아름다움이 아닐런지요/

 

온갖

편견과 아집

미움과 질시

무관심과 냉대를

족쇄 채워 주소서

주님!

다가오는 봄에는...../

 

비오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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