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양동성당 게시판

때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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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애 [ridda] 쪽지 캡슐

2001-12-28 ㅣ No.8318

 

젊었을 때..

나이 든 사람을 보면 무슨 재미로 살까?

걱정하던 때가 있었다.

그러나

살아보니

예전에 내가 걱정하던 그 때가 되어보니

나이들어도 살 맛은 여전하고,

아니 씹을수록 고소한 맛이 나는 것처럼

단맛만 맛있어 하지 않고

쓴 맛도, 불편한 것도 다 소화가 되니

이런걸 연륜이라고 하는 건가 보다.

갑자기 웬 연륜이냐고?

적당한 육체노동, 여유있게 하는 식사,

마음에 맞는 친구와 수다떨기, 그리고 가장 편한

자세로 읽고 싶은 책 읽기,,,

식구들이 다 나가고 난 뒤 설거지며 집안청소하면서도

마냥 콧노래가 나오는 것도, 예전에는 누리지 못했던

즐거움이다.

전에는.. 젊었을 때는 이런 자질구레에서는 즐거움을

느끼지 못했었다. 집을 떠나서 밖에서 나하고 싶은 일을

해야만 즐겁고 기뻤었다.

그러니 이게 바로 연륜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어제에 이어 오늘도 주부미사에 참례하기 위해

부지런히 집안청소하고

느긋하게 샤워하는 기분이란...

샤워 후 아무도 없는 집안에서 실오라기(...?)

차림으로 느긋하게 변장(..화장)하고

미사 참례 후

친정행을 위해 뻥 뚫린 간선도로를 시속 100킬로로

달리면서 마침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김건모의 ’미안해요’를 듣는데 그냥 카타르시스가

마구 마구 솟구치는 데 이런 기분을 가리켜

뽕을 먹은 듯 하다고 하는 걸까?

요즘 친정 엄마는 이민 간 막내 동생과 이메일을 주고받고,

채팅을 하기 위해 불철주야 인터넷을 익히시느라

시도 때도 없이 전화걸어서 인터넷이 잘 안된다고

호소하셔서 오늘 어머니께 효도하는 마음으로 컴 선생을

자청했는데 어머니 아버지가 얼마나 좋아하시던지...

엎어지면 코 닿을곳에 계시는 부모님께 너무도 무심했음에

반성도 하고, 또 부모님께 컴을 알려 드릴 수 있는 내 자신이

스스로 대견스럽기도 하고.,,,

나이 먹어가면서 점점 더 행복해질 수 있음을...

모든 일이 마음먹기에 달렸음을 체험한

소중했던 하루를 보내면서...릿다가...

 

 

 

 

       바탕노래

       조용필의 ’그대여’

       오~ 빠~ 아~~ !

 

 

 

 

 

 

 

 

첨부파일: 그대여-조용필.mid(39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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