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십리성당 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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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희준 [G.gel] 쪽지 캡슐

2000-06-27 ㅣ No.2213

99.01.13. 나

 

      아침에 일어나 보니 9시 30분이다.

      남푠이란 작자가 아침밥 안차려 준다고 깨우지도,

      않고지혼자 출근해버렸다.

      세수만하고 ..아니 눈꼽만 뗐다.... 출근길에 나섰다.

      택시를 잡고보니 지갑에 돈이 하나도 없다.

      치사스런 남푠넘이 돈까지 쌔벼갔다.

      졸라 욜받는다.

      휴대전화를 걸었다.

      남푠넘의 목소리가 쌩쌩하다.

      내돈으로 지 목구멍에 먹을거 쳐넣었나 부다.

      "예라이~~나쁜넘아"

      라고 간단히 말하고 전화를 끊었다.

      보복이 두려워서 내 핸디 파워를 꺼버렸다.

      회사에 가니 부장의 눈초리가 심상찮다.

      "이 아즈메 니는 며칠내로 짤릴줄 알아라!!~"하는눈초리

      같았다.

      아주메 주제에 애교를 떨었다.

      "커피드릴까요?"

      그래도 심상찮다.

      속으로"띠발넘아! 니 꼴리는대로 해라"했다.

      남편넘을 생각하니 더 열받는다...

      미치겠다.

 

      99.01.13. 남푠

 

      마누라라는 지지바가 결혼한지 3년 동안 아침밥 차려준건

      다섯손가락 안에 꼽힐까 말까다.

      내 혼자 살때도 열심히 아침을 먹고 출근했건만, 밥

      때문에

      지랑 결혼한지도 모르고 오늘도 출근걱정 안하고 디비져

      자고 있다.저게 무슨 마누란가 싶다.

      저 지지바가 맞벌이만 안했어도 진작에 이혼도장 찍었다.

      다짐하건데 오늘은 저 지지바를 절대 깨우지 않으리라.

      먼저 인나 깨우는 꼴을 못보겠다. 맨날 나 씻을 때 인나서

      같이 출근하길 바라는

      태도..영 못마땅하다.

      오늘은 살금살금 준비 완료..

      저 지지바 몰래 빠져 나오는데 성공했다.

      물론 이왕 엿메기는 김에 택시비도 남김없이 지갑에 있는

      돈을 싹스리 해가고 왔다.

      역시 난 인간 천하대장군이다.

      회사앞 설렁탕 집에서 설렁탕 곱배기로

      든든히 배를 채웠다. 기분이 찢어질 듯 좋았다.

      열시가 다되어갈쯤 핸디가 울린다.

      아침부터 언넘이야 하고 전화를 받았는데.

      "예라이~~나쁜넘아"하고는 전화를 끊어버린다.

      마누라다.

      푸하하하하핫.. 열받은 모양이다..

      기분좋다.

      내 치사스럽게 복수전화는 안한다.

      사실은 이 지지바랑 3년살믄서 터득했다.

      지 전화기 분명 꺼놨을 거다.

      10시 반에 회사로 전화해서 보복해줘야 겠다.

 

      99.01.14. 나

      아침에 일어나보니 또 8시다.

      여전히 눈꼽만 떼고 모자 푹 눌러쓰고 출근길에 나섰다.

      맨날 이런꼴로 출근하는 내모습...내가 봐도 불쌍하다.

      아파트 경비아저씨가 불쌍한 듯 쳐다본다.

      "내도 안다. 내 불쌍한 뇬인지..."하는 눈빛으로 인사를

      했다.

      다행히 오늘만큼은 지각을 면했다.

      근데 내가 오늘도 꼬래비다.

      미친다..망할 넘의 인간들 아침잠도 없나 부다.

      늙지 말아야지 다짐한다.

      부장 자슥이 여전히 못마땅스런 눈깔로 날 야려본다.

      니는 봐라. 내는 쌩깐다 식으로 업무를 시작했다.

      근데 속이 영 지랄스럽다.

      어제 통장에 있는 돈 찾아 벙개때려 술 퍼마시고

      집에 2시에 들어갔다.

      인간이 보조까지 잠그고 안열어 주는 바람에30분이나

      현관에서 덜덜거리고 떨었다.

      그래도 문 열어 준게 고마웠다.

      아무래도 포기했나부다. 자식은 포기해도 마누라는

      포기하는게 아닌 것 같은데...

      하기사 포기해 주는게 나로선 고마운 일이다. 허나, 니

      담에

      그럴 땐 택도 없다. 얼어죽어도 내는 상관안할끼다.

      보험금을 노려봐??????

      포호호호호호!!!~

 

      99.01.14 남푠

 

      미친다.

      저걸 누가 마누라라고 보겠는가?

      뻑하면 벙개때려 술쳐먹고 새벽에 겨들어온다.

      눈은 풀려 헬렐레~~

      졸라 야한 비됴 보며 욜라 기분느낄 때 그 지지바가

      문여는소리가 난다.

      맛좀 봐라식으로 비됴 다 끝날때까정 문 안열어 줬다.

      30분쯤 지났을 때 저게 발광을 시작했다.

      아파트서 현관문 그렇게 두둘겨 대면 내는 어렵게 장만한

      이 아파서 쫓겨날 판이다.

      그게 무서워서 문열어 줬다.

      30분을 떨고도 고맙다는 듯이 히쭉히쭉 웃는걸 보니

      맛이 상당히 간거 같았다.

      그래도 지가 진 죄는 아는지 다신 안늦겠다고 맹세도

      한다.

      수백번도 더 들어본 레파토리일 뿐이다. 안 믿는다.

      저건 마누라가 아니다. 우리집 자취생이다.

      어떤 넘팽이가 눈삐서 델구가 주면 좋겠다.

      그러면 위자료는 안줘도 되니까.. 저건 바람도 안나나?

      울 엄니가 내 일케 사는 모습보면 저건 최소한 사망이다.

      내 그래도 엄니께 안 꼬지르는 것은 저게 벌어오는 돈이

      한몫 당당히 한다는 거다.그거빼믄 델꼬살 가치 못느낀다.

 

      

      99.01.15 나

 

      어제 늦은게 조금은 미안하다.

      월급도 탔겠다 웬수가튼 남푠에게 전화를 걸었다.

      "밥사주께 나와라"

      "뭐 사줄껀데?"

      "오빠 좋아하는 돼지갈비 배 터질때까정 사줄게."

      "끄래"하며 좋아서 입이 찢어지는 모습이 안봐도 선하다.

      불쌍한 인간. 소갈비도 아니고 돼지갈비에 환장한다.

      어렸을 때 글케도 못먹고 컸나 싶다.

      두둑한 월급봉투. 푸하하핫. 빳빳한 만원권으로

      싸그리바깠다. 쌔돈내면 내도

      쌔인간되는 것 같아 마냥 행복스럽다.

      돼지갈비에 진짜 환장한 인간처럼 먹어댄다.

      "천쳐히머거 누가보면 굶기는줄 알겠다.

      "니가 언제 내 밥한번 제대로 차려줘 봤냐?"

      "그럼 뭐먹고 살았는데?"

      "...."할말 잃었다. 언제 반찬 해놨는지 기억에 없다.

      "팍팍 쉬어터진 김장김치 하나 뿐이다. 니 아나?"

      "미안타 마이 머거라"하며 돼지갈비 팍팍 익은거

      남푠앞에 팍팍밀어줬다.

      절케 게걸스럽게 먹으면서도 소화가 되는게 이상타.

      어쩜 되새김질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유심히 쳐다봤다.

      근데 안한다.

      자면서 하나보다.

      잠안자고 지켜보려 했는데 술기운에 잤다.

 

      99.01.15 남푠

 

      마누라의 월급날이다.

      그래서 오늘은 아침에 깨워줬다.

      지지바가 고마워서 어쩔줄 몰라한다.

      단순한뇬!!~인가 싶다.

      역시 전화가 왔다.

      생전가야 안하는 전화가....

      역시 인간은 두뇌가 발달하고 봐야 한다.

      배터지도록 돼지갈비 사준댄다.

      내가 젤 좋아하는 돼지 갈비다.

      소갈비도 좋아는 하지만, 건 남한테 얻어 먹을때만 좋다.

      마누라돈도 내돈인데, 굳이 비싼거 배터지게 먹으면

      소화가 잘 안된다.

      그래서 무작정 마누라하고는 돼지 갈비다.

      솔직히 마누라가 소갈비 먹으면 아깝다.

      회사가서 화장했나부다.

      오늘따라 이뻐보인다.

      아니, 가방안에 있을 돈땜시 이뻐보이는건지도 몰겠다.

      암튼 오늘 배터지게 돼지갈비 먹었다.

      저건 아무래도 술꾼이다.

      내 돼지갈비 먹은 돈 만큼 술마시는 마누라...

      내는 저거 앞에서 절대 술상대가 안된다.

      저건 분명 내하고 술 중 하나 택하라면

      술을 택하고도 남을 뇬이다.

      위에 빵구만 나면 절대 안델고 산다. 버려야쥐...

      빨랑 빵꾸나라!!~밤마다 기도한다.

 

      99.01016 나

      허거거거거걱!!~

      내 그놈을 믿어서는 아니되는 것을....

      남푠넘이 또 날 안깨우고 지혼자 출근해버렷다.

      미친다. 돈다. 환장한다.

      이걸 주기 살리 하믄서 출근을 했다.

      오늘은 지갑부터 검색했다.

      빳빳한 돈들이 그대로 남아있다.

      여유롭게 택시 탔다.

      오마이갓....

      사장이 날 찾았댄다.

      이 쪼매난 회사서 사장이 날 찾는고야....하는 기분으로

      사장실 드갔는데, 나보고 고만 두란다.

      변명을 할수 없었다.

      내라도 10시 넘어출근하는 여직원 짜른다.

      그래도 싹싹 빌었다.

      생각해본댄다. 그래도 당분간은 출근 말랜다.

      언제까지냐니까 봐서 전화 준댄다.

      이궁..완죤히 짤린거다.

      말로만 듣던 백조의 생활이 시작되나 부다.

      재섭다!!~싸장.

      부장자식이 입가에 미소를 짓고 있다.

      미스정뇬도 입가에 환한 미소다.

      저뇬이 벌써 내자리를 넘보고 있었구나 싶어서 죽이고

      잡았지만, 품위를 유지했다.

      집에 와서 존나리 울었다.

      내 신세 불쌍하다.

      날 짜른 사장넘보다 날 안깨우고 간 남푠넘이 더 재섭다.

      근데 잘해야 함을 난 직시했다.

      이제 돈줄은 남편님 뿐이다.

 

      99.01.16 남푠

      저게 이제 갈때까지 간거 같다

      어제 술을 들이붓더만 결국은 인나지도 못한다.

      암만 깨워도 코까지 드르릉 대며 잘도 잔다.

      미친다. 나까지 늦을 것 같다.

      발로 몇번 찼는데 그래도 안 일어 난다.

      결국 오늘도 혼자 출근했다.

      물론 출근할 때 인나라고 한 번 더 차줬다.

      그래도 안인나서 또 차고 잽싸게 빠져나왔다.

      오늘 내 발이 위대해 보인다.

      근데.....근데....근데.....

      저게 드뎌 짤렸다.

      내가 지를 바라보고 사는 오로지 한가지 이유..

      그것마저도 이젠 상실해 버린것이다.

      내 상심한 표정을 읽었을까?

      내가 혼자 침대에 누워 운 것을 저것은 알까?

      무딘게 알긴 뭘 알겠는가?

      그냥 돈 못벌어 오니까 이혼하자는 말은 차마못하겠구,

      백조의 고통을 주며 잘근잘근 씹어 지가 먼저 이혼서류

      가지고 올 때까지 괴롭혀야

      겠다.

      그래도 아침밥 먹구 출근할거 생각하니 가슴 뿌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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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령이 다양한 게시판인데....이런 글 올려도 될지 어떨지....

 

그래도 혼자보기 아까?워서 한 번 띄워봤슴당.

 

요즘 우울한 얼굴을 했더니 후배가 크게 한 번 웃어보라고 해서요...

 

크게 한번 웃어보셨는지.....

 

괜찮으시면 낼 나머지를 올릴께요.

 

 

괜찮지 않다고 해도 올릴거면서 할꺼지 희선언니? 이 말투 어서 많이 들은 것 같지 않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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