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양동성당 게시판

♡ 장모님.

인쇄

이원애 [ridda] 쪽지 캡슐

2001-07-29 ㅣ No.6988

 

 

  

 

장모님

 

                                김성수

 

동짓날 처가에 간 일이 있는데

장모님은 팥죽을 한사발 차려 주셨다.

팥죽 속에 옹심이가 싫어서 골라낼 수도 없고

먼저 먹기로 했다.

골칫덩어리를 해결하고 이제 맛있는 죽을

먹으려 하는데 장모님은 큰 국자에 가득

옹심이를 더 담아 주시면서

 "사위는 옹심이를 참 좋아하는구먼."

이번엔 팥죽을 먼저 먹고 옹심이를 남겨 놓으니

  "죽이 좀 모라는구먼."

또 한 국자 부어주시던 장모님.

그날 나는 혼이 났지만 흡족해 하시던 그 모습이

자꾸만 생각이 나는 것은 장모님의 그 따스한

목소리가 언제나 나의 귓가에

남아있기 때문이리라.

 

 

 

 

 

지난주 평화신문 ’詩와 평화’란에 실렸던 글입니다.

 

이 세상 모든 어머니들의 마음인가 봅니다.

저도 친정에 가면 어머니가 사위에게 음식을

조금이라도 더 먹이고 싶어하는 그 마음을

질리도록(...) 겪었으니까요....

 

  



58 0

추천 반대(0)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