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파동성당 게시판
휑하니 뚫어져 속알머리 없는 나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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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미예수님
거울을 통해서 자신의 모습을 살피는 것이 자신의 모습을 비교적 근사하게 보는 것인가?
몇 년 전부터 에스텔은 짬짬이 "머리카락이 빠져서 큰일이에요" 하곤 했는데 그 말을 듣고 에스텔의 머리를 눈치채지 않을 때에 앞, 뒤로 살펴봐도 별반 머리숱이 빠지진 않았다. 새색시 때 같진 않았지만.
하루에 80여 개는 새로 나고 빠지고 한다니까! 이 얄팍하고 잘난(?) 유식이 탈이었는지 아님, 만사 태평인 무심이 특기였는지 빠진 머리카락이 제법 많아 보이는 어느 날도, 또 그렇게만 생각 들었다. 별반 대머리 증상엔 관심 없었다.
그러다. 아무래도 정수리에 손이 가고 몇 번씩 손이 가다보니 손가락은 맥없이 눌려져 조금 차이가 나는 것 같았다.
지, 지난 주초 머리카락을 자르러 앉았더니 마침 적당한 손거울이 눈에 들어왔다. 그 손거울을 들어 비췄는데, 휑하니 빈 머리가 보인다. 이리 보아도 빈 머리, 저리 보아도 빈 머리 속알머리(Not 소갈머리?)가 없는 것이다. 빈 머리를 처음 본 놀라움이 며칠이 지나도록 떠나지 않았는데 굴뚝청소부와 구경꾼 중 누가 세수를 했을까? 하는 질문에 구경꾼이 먼저 세수했다는 답과 같이 에스텔은 걱정되었고, 난 태평이었구나!
아! 그랬나보다. 아내는 정수리가 훤해지는 나를 보고 자기도 빠지는 줄 생각했고 난 반대로, 멀쩡한 데 왜 그리 안달이냐? 여자라 할 수 없지. 라고 자문 자답했다.
매일 아침에 보는 세속엔 살지만 세속을 떠난 신부님, 세속에 함께 살지만, 세속사엔 관심 없는 수녀님 복음, 당신말씀을 알아듣기 쉽게 요약해 우리에게 전하고 사는 분들을 보며 내 거울인양 사는 나는 성서를 증언한다고 말만 하는 혼란 속에 살고있겠지?
그분들은 죄를 덧쓰고, 진흙에 나뒹굴은 나를 보며 세수하고 털어 내겠으니
우리는 점점 더 빠져 가는 머리를 알지 못하고 그분들은 점점 더 빠지지 않도록 노력을 하실 것인가?
착각 속에서 깨어나려면 혹시 가끔씩만 미사에 참례해야 되는 건 아닐까. 아침미사 에 함께 하는 그분들의 삶이 내 삶인 양 보여져 휑하니 뚫어져 속알머리 없는 진짜모습을 못 보는 것 아닌가? 우문 하며
현답 을 구해 봅니다. 조베드로 두손모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