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성당 게시판

만약 지금 당신이 내면에 이해와 자비심을 키울

수 없는 일을 하고 있다면 그런 일은 당장 그만

두는 게 좋다.

그런 직업은 우리의 몸과 마음을 병들게 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인간과 동물, 식물, 지구에게 도움이 되는 직업

을 가져야 한다. 아니면 최소한 그들에게 해를 적게

끼치는 직업을 택해야 한다.

이것이 바로 불교에서 말하는 정명(정명)이다.

정명은 고통을 소멸하는 여덟가지 수행길, 즉 팔정도의

하나로 바른 일을 선택해야 함을 강조한다.

정명의 실천은 작은 일에서부터 시작할 수 있다.

정명은 인류의 고통을 덜어주고 행복을 증진시켜줄 직업을

가져야 됨을 뜻하기도 한다. 그렇다고 대단한 직업을 가져

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예를 들어, 당신은 지금 ’사랑과 이해를 심고 키워야 한다’

라는 소명의식을 지닌 학교 교사다.

만약 누군가가 당신에게 교사를 그만 두고 정육점을 하라고

한다면 당신은 어떤 반응을 보일 것인가?

아마도 당연히 안 된다고 할 것이다.

정육점에서 하는 일은 살생을 일삼는 것으로 교사와 대조

되는 나쁜 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모든 것은 서로 연결되어 존재한다는 사실을 깊이

깨닫는다면 정육점 주인을 나쁘다고 할 수만은 없다.

우리가 고기를 먹지 않는다면 정육점 주인은 동물을 죽일

필요도, 이것을 팔 이유도 없기 때문이다.

또 죽인다 해도 이전보다 덜 죽일 수도 있다.

이처럼 바른 일이란 모두 함께 이루어내야 하는 일이다.

개개인이 모두에게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현재 전세계에서 무기산업에 종사하는 사람의 숫자는 수

백만 명에 달한다. 이들은 전통적인 무기와 핵무기 생산에

직 간접적으로 기여한다.

미국, 러시아, 프랑스, 영국, 중국, 독일 등에서 주로 만들

어지는 탱크나 총은 무기보다 식량이 더 필요한 제 3세계에

팔린다.

그 책임은 정치가나 무기제조업자, 경제학자에게만 있는 것

이 아니다.

우리가 직접 무기를 팔거나 만들지는 않지만, 무기로 인해

야기되는 죽음은 우리에게도 그 책임이 있다.

이 같은 일은 우리가 해야 할 말을 제대로 하지 않기 때문

에 일어나는 일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문제에 대한 즉각적인 문제제기와 토론이 벌어져야

한다.

직업은 생계유지 이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

당신이 하고 있는 일은 우리의 삶 전체, 더 나아가 사회

전체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당신이 하는 행동 하나하나가 모두에게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그리고 바른 일이 좀 더 많아지는

사회, 바르지 않는 일이 좀더 줄어드는 사회를 위해 힘을

쓰겠다고 결심하기 바란다.

당신이 자비심을 실현할 수 있는 직업에 현재 종사하고

있다면 감사하라. 그리고 자신의 일에 숭고한 소명의식을

갖고 있다면 그 일에 최선을 다하라.

깨어있는 마음을 지닌 당신으로 인해 누군가가 바른 직업,

즉 정명을 실천할 수도 있다.

모두의 행복을 위해 당신의 힘을 사용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