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계동성당 게시판

주님의 품안에서 편안히 잠드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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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공개

2011-01-08 ㅣ No.12530

 

언제 쓸어 질지 모르는 한 낱 나뭇잎 같은 인생!

사람들은 이 약하디 약한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시간들을 부딪히고 밟히고 뜯기면서 살아 왔던가.


오늘 우리는 어려운 이웃을 보살피고 낮은 곳에서 헌신적으로 봉사활동을 해 온 주님의 예쁜 딸, 안금순 데레사 자매님을 떠나보냈습니다.

 

이승에서의 죽음이 주님의 부르심을 뜻하는 또 하나의 시작임을 아는 우리들이면서도 데레사의 죽음이 이처럼 떨궈 버릴 수 없는 아쉬움과 안타까움이 함께 하는 것은, 데레사가 아직은 너무나 푸르고 싱싱한 주님의 사업가이며 그녀에게 기다리고 있는 일들이 참 많기 때문입니다.

주님! 어찌 이렇게도 빨리, 갑작스럽게 데레사를 불러 가셨습니까? 그렇게도 주님 가까이에서 해야 할 일이 시급하셨나요?


데레사는 본당 사목회 사회복지분과, 아가페, 나눔 묵상회 등에서 온갖 궂은 일 마다 않고 앞장서 일 해 왔으며, 어른을 공경할 줄 아는 여인으로서 그의 삶을 뜨겁게 살아 왔습니다.


데레사는 눈물이 많은 여인이면서도 때로는 아픈 마음을 억누르고 눈물을 감추고 늘 환한 웃음과 밝은 표정으로, 보는 사람마다 반갑게 불러 주고 찾아주었습니다.

데레사는 인정이 매우 많은 여인입니다. 어렵고 소외받는 계층을 찾아서 고집스러우리만치 많은 일을 해 왔습니다.


그런 그녀가 아직 짝도 짖지 못한 사랑하는 두 딸, 민서와 윤서의 오열을 뒤로 하고 돌아올 수 없는 먼 길을 표표히 떠나갔습니다.


“주님께 살려 달라고 기도하지 않겠어요. 주님 뜻대로 하시라고 기도 드릴꺼예요.” 하면서 담담하게 죽음도 받아드리겠다는 그녀의 모습에서, 또한 시신을 기증하면서 마지막까지 헌신적인 삶을 산 그녀의 모습에서 너무나 거룩한 생을 느꼈습니다.


오늘 아침 고별미사에서 자매님의 마지막 가는 길이 못내 아쉬워 성당을 꽉 메운 많은 교우들이 흐느꼈으며, 하늘도 슬퍼서 흰  눈발을 뿌리더군요. 데레사 자매님이 떠나 버린 빈 자리가 크게 느껴져 옵니다.


이제 우리는 짧고 굵게 산 데레사의 죽음 앞에서 마냥 슬퍼하고 있을 수만은 없습니다. 데레사가 우리에게 심어준 끝없는 사랑의 의미와 봉사정신을 되새기며 그녀가 못 다한 일들을 우리가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것만이 그녀의 영혼을 달래고 위로하는 유일한 길이 아니겠습니까.


안금순 데레사 자매님!

당신의 보살핌으로 반듯이 자란 민서와 윤서가 서로 위로하면서 어머님의 마지막 가는 길을 차분히 지켜드리는 모습이 대견하였습니다.

이제 이승에서 짊어 졌던 그 많은 무거운 짐과 아픔 그리고 슬픔을 훌훌 벗어 버리고, 주님의 품안에서 편안히 잠드소서.


주님!!

데레사에게 영원한 안식을 주소서. 영원한 빛을 그녀에게 비추소서.

데레사와 세상을 떠난 모든 이가 하느님의 자비하심으로 평화의 안식을 얻게 하소서. 아멘


유가족들에게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2011년 1월 8일  박병희 마리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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