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음동성당 게시판

* 내가 앉을 자리(10/3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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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국길 [fcan] 쪽지 캡슐

2004-10-30 ㅣ No.3715

연중 제30주간 토요일 (2004-10-30)

독서 : 필립 1,18ㄴ-26 복음 : 루가 14,1.7-11

* 내가 앉을 자리 *

어느 안식일에 예수께서 바리사이파의 한 지도자 집에 들어 가 음식을 잡수시게 되었는데 사람들이 예수를 지켜보고 있었다. 예수께서는 손님들이 저마다 윗자리를 차지하려는 것을 보시고 그들에게 비유 하나를 들어 말씀하셨다. “누가 혼인잔치에 초대하거든 윗자리에 가서 앉지 말라. 혹시 너보다 더 높은 사람이 또 초대를 받았을 경우 너와 그 사람을 초대한 주인이 와서 너에게 ‘이분에게 자리를 내어드리게’ 할지도 모른다. 그렇게 되면 무안하게도 맨 끝자리에 내려앉아야 할 것이다. 너는 초대를 받거든 오히려 맨 끝자리에 가서 앉아라. 그러면 너를 초대한 사람이 와서 ‘여보게, 저 윗자리로 올라앉게’ 하고 말할 것이다. 그러면 다른 모든 손님들의 눈에 당신은 영예롭게 보일 것이다. 누구든지 자기를 높이는 사람은 낮아지고 자기를 낮추는 사람은 높아질 것이다.”
(루가 14,1.7­-11)

대부분의 본당에서 주일마다 해설자가 단골로 하는 말이 있습니다. ‘늦게 오시는 분들을 위해서 먼저 오신 분들은 앞에 자리가 많이 비어 있으니 앞자리부터 채워주십시오.’ 다른 건 몰라도 우리 신자들은 오늘 복음 말씀만은 철저하게 지키는 것 같습니다. 주님의 식탁 가까이에 있는 상석을 습관적으로 싫어하시니 말입니다. 예수께서는 일상생활에서 누구나 겪게 되는 일을 가지고 겸손에 대한 가르침을 주고 계십니다.
‘가끔은 주목받는 생(生)이고 싶은’ 것이 평범한 사람들의 바람이라면 ‘가끔은 평범하고 싶은 삶’을 동경하는 것은 공인의 바람일 것입니다. 영화 ‘로마의 휴일’에 나오는 공주가 꿈꾸는 삶이 바로 그런 삶이었습니다. 남들의 이목을 끄는 자리, 최고의 자리, 특별한 자리가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에게는 ‘한 번쯤은`…’이라는 전제하에서 즐거운 자리이지 매번 그 자리를 지켜야 하는 사람으로서는 피곤한 자리이기도 합니다. 남들이 알아주지도 않는데 스스로를 높이는 것은 볼썽사나운 일이지만 스스로 사양하는데도 남들이 높여줄 때 더없는 감격을 체험할 것입니다. 그런 사람들만이 스스럼없이 다시금 제자리로 돌아올 줄 아는, 자신의 소중함을 아는 지혜도 겸비한 사람들입니다.

이정석 신부(전주 가톨릭신학원)

-  속삭이자 속삭여 보자 -

속삭이자 속삭이자
우리들의 마음에 샘물이 흐르듯이
우리들의 사랑 이야기를

내 가슴에 담아두었던 이야기들을
속삭임을 통하여
그대 가슴에 가득하도록
속삭이자 속삭이자

속삭이자 속삭이자
우리들의 마음에 뭉게구름 떠가듯이
우리들의 사랑이야기를

그대 가슴에 담아두었던 이야기들을
속삭임을 통하여
내가슴에 가득하도록
속삭이자 속삭이자

서로의 눈빛을 바라보며
사랑의 호흡을 느끼며
오랜 기다림과 설렘으로 가득했던 날들을
쏟아내고 쏟아내어 밤이 다 지나가도록
속삭이자 속삭여보자

인적드문 곳에 피어난 나를
너무 오랫동안
바라보고 있지 말아요

당신은 나를 아름답다 하지만
훌쩍 떠나버리고 나면
다시 나를 바라보는 이
만나기가 쉽지 않아요

모르는척
못본척
스쳐가는 바람처럼 지나가세요
나도 바람이 불어 왔다간 듯이
당신의 눈빛을 잊겠어요

- 용혜원의 詩중에서 -


님을 초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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