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음동성당 게시판

보람있는 삶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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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학남 [obbji] 쪽지 캡슐

2004-11-04 ㅣ No.3724





    보람있는 삶을 위하여






    이 세상살이에 회의를 품은 참새 한 마리가 있었습니다.
    그는 매일같이 먹이를 찾아 다녀야 하는 삶이 괴로웠습니다.
    또한 쫓겨 다녀야하는 삶에 진저리가 났습니다.
    세상은 날로 혼탁해지고 공해와 더불어 다른 새들보다
    한 톨이라도 더 먹으려 싸우고 속이고 속는 그런 것이 싫었습니다.

    그는 스승참새를 찾아가 말했습니다.
    "저는 이 세상살이가 싫어졌습니다"
    너무나 치열하고 너무도 비참합니다.
    어제는 제 친구가 농약이 묻은 벼를 먹고 죽었습니다
    며칠 전엔 또한 친구가 사람이 쏜 총에 맞고 죽었습니다.

    스승참새는 물었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하겠다는 것이냐 ?"
    참새가 대답했습니다.
    "깊은 산에 들어가서 불쌍한 우리 참새들을 위해 기도하면서 살고 싶습니다.

    "따라오너라"
    스승참새는 그를 데리고 근처 연못으로 날아갔습니다.
    연못은 위에서 흘러 들어온 흙탕물 때문에 검붉었는데 거기에 뿌리를 내린
    연에서는 놀랍게도 꽃봉오리가 화사하게 올라오고 있었습니다.

    스승참새는 그에게 말했습니다.
    "보아라"
    연꽃은 저 더러운 흙탕물에서 피지만 더러움에 물들지 않고
    오히려 더러운 자기 터를 아름다운 꽃밭으로 만든다.

    너도 이 험한 세상을 떠나 도피하려 하지말고
    주어진 그곳에서 살면서 네 터를 네 꽃밭으로 만들도록 해라.
    그것이 진짜 보람 있는 삶이 아니겠느냐?....







    좋은 친구


    친구사이의 만남에는 서로의 메아리를 주고받을 수 있어야 한다
    너무 자주 만나게 되면 상호간의 그 무게를 축적할 시간적인 여유가 없다
    멀리 떨어져 있으면서도 마음의 그림자처럼 함께 할 수 있는
    그런 사이가 좋은 친구일 것이다
    만남에는 그리움이 따라야 한다
    그리움이 따르지 않는 만남은 이내 시들해지기 마련이다
    진정한 만남은 상호간의 눈뜸이다
    영혼의 진동이 없으면 그건 만남이 아니라 한 때의 마주침이다
    그런 만남을 위해서는 자기 자신을 끝없이 가꾸고 다스려야 한다

    좋은 친구를 만나려면 먼저 나 자신이 좋은 친구감이 되어야 한다
    왜냐하면 친구란 내 부름에 대한 응답이기 때문이다
    끼리끼리 어울린다는 말도 여기에 근거를 두고 있다
    이런 시구가 있다 '사람이 하늘처럼 맑아 보일 때가 있다'

    < 그때 나는 그 사람에게서 하늘 냄새를 맡는다
    사람한테서 하늘 냄새를 맡아 본 적이 있는가
    스스로 하늘 냄새를 지닌 사람만이 그런 냄새를 맡을 수 있을 것이다 >

    혹시 이런 경험은 없는가
    텃밭에서 이슬이 내려앉은 애 호박을 보았을 때
    친구한테 따서 보내주고 싶은 그런 생각 말이다
    혹은 들길이나 산길을 거닐다가 청초하게 피어있는 들꽃과 마주쳤을 때
    그 아름다움의 설레임을 친구에게 전해 주고 싶은 그런 경험은 없는가
    이런 마음을 지닌 사람은 멀리 떨어져 있어도
    영혼의 그림자처럼 함께 할 수 있어서 좋은 친구일 것이다

    좋은 친구는 인생에서 가장 큰 보배이다
    친구를 통해서 삶의 바탕을 가꾸라.

    법정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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