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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요셉 [jioseph] 쪽지 캡슐

2000-09-22 ㅣ No.1878

연중 제24주간 토요일

 

어떤 여자가 물건을 사기 위해서 상점에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그 상점에는 하느님께서 주인으로 계셨습니다. 그래서 그 사람은 깜짝 놀라서 하느님께 물었습니다. "하느님, 여기서 무엇을 하고 계십니까?" "응, 나는 오래전부터 여기서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것들을 나누어주고 있지. 너도 필요한 것들을 말해보아라. 내가 그것들을 원하는 만큼 줄테니까." 여자는 깜짝 놀랐지만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그렇다면 하느님, 제게 사랑, 평화, 기쁨을 주세요. 행복과 지혜와 자유도 주세요. 그리고 자유는 저 뿐만 아니라 다른 모든 사람들에게도 주세요."

여러분 하느님이 그 여자에게 어떻게 하셨을 것 같습니까? 그 여자가 원하는 그것들을 다 주었을까요? 아닙니다. 하느님께서는 그 여자에게 우리가 잊고 지내던 그것에 대해서 말씀하셨습니다. "얘야, 네가 뭔가를 잘못알고 있구나. 나는 사람들에게 열매를 주지않고 씨를 준단다." 그렇습니다. 우리가 복음을 들으면서, 성당에 다니면서 자주 잊고 지내는 것은 바로 이것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열매를 주시는 분이 아니라 씨를 주시는 분입니다. 오늘 복음에서도 예수님께서는 씨 뿌리는 사람에 대해서 말씀하셨지, 열매를 나누어 주는 사람에 대해서 말씀하신 것이 아닙니다.

하느님께서는 씨앗만 뿌리십니다. 그 씨앗이 싹이 트고 자라나서 열매를 맺도록 하는 것은 바로 우리들의 책임입니다. 그러나 우리들은 하느님으로부터 열매만을 기다리기 때문에 우리 안에 들어온 씨를 아무렇게나 취급합니다. 우리 안에 들어온 씨의 소중함을 모르고 있기 때문에 우리는 씨를 잃어버리고, 말라 죽게 만들고, 싹이 났더라도 관리를 하지 않아서 제대로 자라지 못하게 합니다. 이러한 우리들의 모습을 예수님께서는 길, 돌밭, 가시덤불에 비유하신 것입니다.

우리가 열매만을 바라며 살고 있다는 것은 우리가 평소에 바치는 기도만 봐도 알 수 있고, 우리가 평소에 살아가는 일상생활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우리가 기도할 때 어떻게 합니까? 이것 좀 주세요, 저것 좀 주세요, 하면서 열매만을 원하지 않았습니까? 우리의 일상생활은 또 어떻습니까? 주일날 성당에 와서 복음을 듣고, 강론을 듣고, 성체까지 받아 모셨지만 성당문을 나서는 순간부터, 아니 미사가 채 끝나기도 전에 나는 벌써 하느님과 아무런 상관이 없는 사람이 되기 일쑤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조그마한 고난이 닥쳐도 나는 하느님의 논리로 살아가기 보다 먼저 세상의 논리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합니다.

오늘도 예수님께서는 우리의 상태에 상관하지 않으시고 복음의 씨를 우리들에게 뿌려주십니다. 예수님의 노력을 물거품으로 만들 것인지 아니면 큰 나무로 자라나게 해서 열매를 맺도록 할 것인지는 우리들에게 달려있습니다. 잊지 마십시오. 씨는 이미 우리들에게 뿌려졌습니다. 이제 그 씨를 어떻게 할 것인가 스스로 결정하셔야 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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