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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막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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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이 [pear] 쪽지 캡슐

2001-03-18 ㅣ No.4399

제가 예비자일때 교리 수녀님께 들은 이야기인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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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사람이 사막을 걸어가고 있었답니다.

 

몇 날 며칠을 그렇게 물 한모금 마시지 못하고 걸어가니 그 갈증이야 이루 말할 수가 없었겠지요.

 

비틀 비틀 걸음을 옮기다가 드디어 쓰러지고 말았습니다.

 

정신은 몽롱해지고, 타는 갈증떄문에 죽음이 저만치에서 자신을 부르고 있는 듯 하였답니다.

 

그런데 눈 앞에 희미하게 보이는 것이 있었어요.

 

안간힘을 다하여 더듬더듬 그것을 집어들었더니...

 

바로 그렇게도 애타게 그리워하던 물병이었습니다.

 

헐레벌떡 물병의 뚜껑을 열고 마시려는 순간 물병에 붙어있는 조그마한 쪽지가 눈에 띠었지요.

 

그 쪽지엔 이렇게 씌여있었습니다.

 

 

 

" 뜨거운 사막을 걸어오시느라고 고생이 많으셨습니다.

 

  당신은 이 물로 당신의 목마름을 적실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당신이 가야할 먼 길...

 

  앞으로 가는 길에 또 다시 닥칠 목마름을 대비하여 영원히 마르지 않을 생명의 물이  샘 솟을 펌프가 20km 전방에서 당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단, 그 펌프엔 이 물병에 들어있는 물을 모두 부어넣어야만 생명의 물이  샘솟아 오를 것입니다.

 

  만약, 단 한방울이라도 모자를지라도 그 펌프는 작동하지 않을 것입니다."

 

 

 

라구요.

 

 

 

참 미칠 노릇이지요.

 

지칠대로 지친 그 사람은 단 한발자국도 옮길 수 없을 것 같았기도 했겠지만,

 

그 쪽지에 적힌 펌프가 실재로 있을 것인지도 의심스러웠거든요.

 

손에 들고 있는 물을 한 방울도 마시지 못한채로 그 먼길을 찾아나서다가

 

그냥 죽어버릴지도 모를 일이었지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차라리 당장의  그 물을 마시고 조금이라도 힘을 내어 다시 일어 설 수 있을 것 같은 유혹에 몸부림치겠지요.

 

 

 

 

 

자....

 

여러분이라면 이러한 상황에서 어떻게 하시겠어요.

 

 

 

신앙이란 바로 이런 것이라고 수녀님은 저희에게 말씀해 주셨답니다.

 

 

 

 

 

그래요

 

우리가 언제나 목말라하는 신앙이란게 늘 바라고 믿는대로 이루어지기만 한다면

 

사막과도 같은 시련안에서 갈등같은 것이 있을리 없겠지요.

 

주님의 말씀대로 살자하면 수도 없이 닥치는 회의와 절망 그리고 유혹....

 

영원히 마르지 않을 생명의 물을 찾아 다시 힘겹게 일어서는 의지와 믿음이 바로 주님을 찾는 신앙일 거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들 삶 속에 종종 마주치는 사막........

 

 

자신의 전 존재를 걸고 마주서야하는 신앙의 갈림길에서,

 

수도 없이 다가오는 유혹과 갈등에 몸부림을 쳐야하는 자신과의 싸움에서,

 

 

그것이 어떠한 것에 대한 것일지라도,,,(자신이거나 혹은 혈육, 연인이거나 이념, 종교)  사랑하는 마음을 거두지 않는다면, 지금은 희미하기만 한 믿음도 버릴 수 없을 거에요.

 

영원히 마르지 않은 생명의 물을 찾아 다시 휘적 휘적 일어나야하는

 

타는 갈증속에서도 절망하지 않을 용기와 희망은 주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소중한 선물입니다.  

 

 

꿋꿋하게 걸어가다 보면 사막에도 꽃이 피어나는 기적을 만날 수 있을테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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