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덕동성당 게시판

오늘의 강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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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순 [won3d] 쪽지 캡슐

2001-04-10 ㅣ No.3797

4월 10일   성주간 화요일

복  음 : 요한 13, 21-33, 36-38

 

 오늘 우리는 성주간의 세 번째 날인 성화요일을 지냅니다. 오늘 우리가 함께 묵상할 성서의 내용은 당신의 수난과 죽음이 이제 구체적인 사건으로서 제자의 배반에 의한 것임을 드러내신 장면입니다. 그러나 예수님의 삶이 한 제자의 배반으로 종말을 고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섭리 하에서 이루어지는 것임을 어제 우리가 읽은 복음과 성서의 내용에서 그리고 오늘들은 성서의 말씀을 통해서 볼 수 있습니다.

 

 좀더 구체적으로 살펴본다면 유다스는 돈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어제 복음에서도 나자로의 동생인 마리아가 값비싼 향유를 예수님의 발에 발라드린 것에 대해서 못마땅하게 여긴 것이나, 오늘 복음에서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당신을 팔아 넘길 자가 있다고 하시고 바로 그 인물이 유다스임을 암시하는 대목과 그리고 또 내일 복음에서는 그 유다스가 대사제들에게 흥정을 벌리고 있는 대목을 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성서에서는 유다스가 도둑 내지는 사기꾼으로 그려져 있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좋지 못한 한 인간의 농간에 의해 예수 그리스도의 수난과 죽음이 이루어졌다고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그러나 우리 같이 한번 생각해 봅시다. 어디 그 한 인간의 농간에 예수 그리스도의 삶이 좌지우지되어 하느님의 구원 계획이 진행되었을까요? 꼭 그런 것만은 아니라고 봅니다. 여기서 우리는 유다스라고 하는 그의 인물됨을 한 번 되짚어 보아야하겠습니다. 일단 그는 어느 제자들보다 똑똑했던 것 같습니다. 그가 예수님의 제자로 불림을 받았을 그 때만 하더라도 쾌 괜찮은 인물이 아니었을까? 짐작이 갑니다. 왜냐하면, 그가 제자 단의 돈주머니를 맡았다는 것. 즉, 그 공동체의 회계를 맡았다는 것은 그 만큼 세상물정에 밝았다는 것이고, 당시 세상물정에 밝았다고 한다면 이스라엘이 처해있는 상황을 충분히 알고 있을 터라고 짐작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유다스는 로마의 억압에 시달리고 있던

 

이스라엘을 어떻게 하면 해방될 수 있을까를 문제삼았을 것이며 그러한 그가 처음에 예수 그리스도를 만났을 때에 그의 권위 있는 가르침이나 놀라운 능력을 보고 저 분이야말로 이스라엘을 로마의 압제에서 구하실 수 있는 분이라 여겼을 것이고 그래서 열심히 그를 따라 다녔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분의 역할은 이스라엘의 구원이나 해방이 아니라, 온 인류의 구원이라는 사실을 뒤늦게 알고는 오늘 독서의 내용처럼 ’그야말로 헛수고만 하였고 공연히 힘만 빼었다는 것’이었습니다. 따라서 유다스가 예수를 팔았다는 것은 돈 몇 푼이 필요해서라기 보다는 더 근본적으로는 자기가 추구하는 바에 있어서 예수 그리스도를 이용해보려 했던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여러분은 어느 종교를 믿고 그 가르침을 따르고 있습니까? 어느 종교이든지 그 종교가 제시하는 진리가 있기 마련인데, 그 핵심은 바로 그 종교의 창시자나 그 종교에서 공경하는 절대자의 가르침을 따르는 것을 그 원칙으로 삼습니다. 마치, 우리가 믿고 따르는 그리스도교의 진리의 가장 중요한 것은 한마디로 말해서 하느님의 뜻이 이 땅에서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것입니다. 일반 사람들은 그리스도의 진리의 가장 중요한 것은 한마디로 말해서 하느님의 뜻이 이 땅에서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것입니다. 일반 사람들은 하루 하루의 삶 가운데서 그 누구보다도 자신의 뜻이 성취되기를 바라며 심지어 종교를 갖는 것도 결국은 자신의 능력의 한계로 이룰 수 없는 것까지도 신의 힘을 빌려 자신의 뜻을 성취하려는 목적으로 종교생활을 하려 합니다.

 

  여러분들은 어떠합니까? 여러분이 진정으로 바라는 것이 하느님의 뜻입니까? 아니면, 여러분의 뜻입니까? 만약 하느님을 빙자하여 자신의 뜻을 성취하려 한다면 또 다시 예수 그리스도는 고난 받으시겠지요. 바꾸어 말해서, 우리가 자기 자신의 뜻보다는 하느님의 뜻을 우선으로 하여 자신의 뜻보다는 하느님의 뜻을 이루려고 한다면 그 사람은 지금 그 누군가의 그리스도가 되고 있을 것입니다.

  

  오늘 하루, 우리는 내 뜻보다는 하느님의 뜻이 내 안에서 그리고 가정이나 직장 우리가 몸담고 있는 곳이 그 어디든지 바로 그곳에서 이루어지기를 바란다면 바로 그곳이 하느님의 나라가 될 것입니다. 우리 모두 조그마한 행동 하나라도 하느님의 뜻을 먼저 생각하여 우리 주위에 그리스도의 향기로 피어나는 하루가 되도록 함께 노력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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