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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아침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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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철 [HABYBY] 쪽지 캡슐

2000-08-23 ㅣ No.3869

가을사랑 / 도종환

 

 

 

당신을 사랑할 때의 내 마음은

 

가을 햇살을 사랑할 때와 같습니다

 

 

 

당신을 사랑하였기 때문에

 

나의 마음은 바람부는 저녁숲이었으나

 

이제 나는 은은한 억새 하나로 있을 수 있읍니다

 

 

 

당신을 사랑할 때의 내 마음은

 

눈부시지 않은 갈꽃 한 송이를

 

편안히 바라볼 때와 같습니다

 

 

 

당신을 사랑할 수 없었기 때문에

 

내가 끝없이 무너지는 어둠 속에 있었지만

 

이제는 조용히 다시 만나게 될

 

아침을 생각하며 저물 수 있읍니다

 

 

 

지금 당신을 사랑하는 내 마음은

 

가을 햇살을 사랑하는 잔잔한 넉넉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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