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농동성당 게시판

참 예쁜 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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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원 [telecop2] 쪽지 캡슐

2000-09-15 ㅣ No.1577

★참 예쁜 너★

 

 

 

 

 

 

 

 

 

 

 

 

남자 앞에서는

 

크게 입벌리지 않는 것이라며

 

그 좋아하는 햄버거도

 

내 앞에서는 먹지 않았던 아이.

 

 

 

우연히 지나가는 것을

 

보았을 때는 바지를 입고 있었는데

 

여자는 치마를 입는 거라며

 

내 앞에서는 치마만 입던 아이.

 

 

 

하루는 편지 세 통이

 

한꺼번에 왔길래 물어보니,

 

아침에는 생각이 나서 안부 편지로 쓰고

 

점심에는 내 편지 받아 답장으로 쓰고

 

저녁에는 잠이 오지 않아 썼다고 했던 아이.

 

 

 

여러 날 소식이 없어 전화를 걸었더니

 

갑자기 얼굴에 여드름 나서 못했다고 말해서

 

너도 여자라는 걸 새삼 느끼게 해주던 아이.

 

 

 

레스토랑에서 식사하고 난 후

 

"잠깐,화장실 좀"하고 일어나

 

카운터로 가서 계산하고

 

계산은 먼저 일어선 사람이 하는 거라고 말하던 아이.

 

 

 

자신이 나에게는 부족한 여자라며

 

이별을 선언하고는 눈물 흘리며 떠난 아이가

 

 

 

다음날"야, 커피 한잔 사줄께,나와"하면

 

웃는 얼굴로 뛰어나와

 

어제 본 영화가

 

너무 감동적이더라 하며

 

얼굴 붉히던 참 예쁜 아이

 

 

 

자기 친구들과 처음 만난 자리에서

 

친구들이 나에게 바가지 씌우려고 하면

 

톡 톡 튀는 신세대는

 

Dutch Pay하는 거라며

 

신세대 강의론을 말해 주던 아이.

 

내 친구들과 처음 만났을 때

 

친구들이 나의 없는 흥 만들어 말하면

 

큰 일을 할 사람은 욕도 얻어 먹는 법이라며

 

푼수짓도 서슴치 않았던 아이.

 

 

 

재수시절 도서관으로

 

점심시간만 되면 찾아와

 

친구들 점심까지 사 주고 가던 아이.

 

 

 

지금도 문득,문득 옛 생각이 떠올라

 

너를 닮은 다른 사람을 찾아보지만

 

언제나 나에게는 너 하나밖에 없었구나 라는

 

생각을 갖게 해준 아이

 

 

 

나에게 슬픈

 

추억이란 이름의 마지막 선물을 주고간

 

참 예뻤던 아이.........

 

 

 

 

 

 

 

 

 

[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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