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계동성당 게시판

주임신부님 너무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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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규 [skylee] 쪽지 캡슐

2000-04-12 ㅣ No.801

이번 주일은 마음이 내내 무겁고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한 주일인 것같습니다.

이번주 교중미사에서 주임신부님의 강론을 듣는 순간 마치 저를 지목하여 하시는 말씀같아 무엇에 꽝하고 부딪치는 느낌을 받았는데 그 후유증이 아직까지 가시지 않는 것을 보니 상당한 충격이었나 봅니다.

그날 밤 도저히 잠을 이룰 수 없었고 월요일에는

멍하니 하루를 보냈습니다.

그래요!  말로는 주님 뜻대로 하소서

하고는 모든 일을 저의 뜻대로 해왔고, 저의 주위에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도 저의 잣대로 판단해 왔으며,

저의 가족을 마치 저의 소유물 내지 제에게 종속된 양 여기며 살아왔습니다.

아버지는 근엄해야 하고 아버지가 그어놓은 선

안에서만 행동해야 한다고 가르쳐 왔습니다.

강론 중에 앞자리에 앉아 있는 저를 가끔씩 보실때는

의자밑으로 숨고 싶었지만 그럴 수는 없었고

일부러 주보를 떨어뜨리고는 줍고 또 떨어뜨리고 했습니다. 그런데 눈치없는 여편네는 자기가 줍겠다고 허리를 굽히는데야 무슨 방도가 있었겠습니까?

교우들이 미사시간에 앞자리에 앉지 않는 이유를

이제야 알 것같습니다.

몇일을 생각다 못해 용기를 내기로 했습니다.

솔직히 고백하기로요.

주임신부님 말씀대로 그들은 저의 소유물이 아니며

제가 강제할 대상도 아니라는 것을 고백하고

실천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그동안 저로 인해 마음 고생해 온 모든

사람들께 용서를 청하며 그들을 위해 기도드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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