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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시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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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병화 [father] 쪽지 캡슐

2002-03-08 ㅣ No.2090

한 소년이 떨리는 입술로 내 책상에 왔네.

수업이 끝났을 때,

 

"저에게 새 시험지를 주시겠어요? 선생님?

이것은 망쳤거든요."

 

나는 그의 시험지를 받았네. 온통 때묻고 얼룩진,

그리고 그에게 새것을 주었네. 하나도 때묻지 않은.

 

그 다음에 그의 지친 마음에 나는 미소 지었네:

" 이번엔 더 잘 해보렴, 내 아이야!"

 

 

나는 떨리는 마음으로 하느님의 옥좌에 갔다네.

그 한 해가 끝났을 때,

"저에게 새로운 한 해를 주시겠습니까?

주님! 이번 한 해는 망쳐버렸거든요."

 

그분은 나의 한해를 받으셨네, 온통 때묻고 얼룩진,

그리고 나에게 새로운 한 해를 주셨네.

하나도 때묻지 않은 ,

 

그 다음에 나의 지친 마음에 그분은 미소 지으셨네:

" 이번엔 더 잘 해보렴, 내 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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