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조용필씨가 슬럼프에서 재기해 한창 이름을 날리던 시절, 오빠부대라는 팬클럽이 연예인들을 따라다니기 시작했습니다. 뭐가 그리 좋은지, 수많은 편지와 선물 공세, 그것도 모자라 스타들이 나타나는 곳엔 항상 한 발 앞서 가 있는 학생들로 발 디딜 틈이 없는 모습이 방송을 통해서 전해지고, 때론 공연장에서 불미스런 사고가 발생하기도 하면서 사회문제가 되곤 했습니다. 오늘 복음을 보면 마치 예수께서 그런 슈퍼스타가 되신 것 같습니다. 너도나도 그분을 한번 만져보려고 난리법석입니다. 지금처럼 조직적으로 매니지 엔터테인먼트 회사들이 조직적으로 연예인들을 발굴·육성하기 전엔 꽤 유명한 가수들은 개별적으로 ‘○○○와 △△△’라는 이름으로 하나의 팀을 조직해서 함께 공연하곤 했습니다. 주로 안무나 밴드를 담당하는 그들은 유명 가수의 보조자로서 인기몰이에 한몫을 담당했던 보이지 않는 공신들이었습니다. 또 그렇게 활동하다가 솔로로 데뷔해서 성공한 예도 있습니다. 가수들의 그림자에 가려 잘 드러나지 않을 뿐이지 예능 방면에선 내로라 하는 사람들만이 뽑히게 마련이었습니다. 밤을 새워가면서 입산기도를 하신 슈퍼스타 예수께서 하신 일은 제자들 중에서 ‘열둘’을 뽑아 세운 일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열둘이라는 특수 제자단의 꼴이 정말 가관입니다. 어부·세리·혁명가, 심지어는 훗날의 배신자까지. 많은 제자 중에서도 특별히 이렇게 뽑힌 사람을 ‘사도’라는 이름으로 부르게 됩니다. 복음서를 보면 종종 제자들이 예수님을 곤란하게 만든 적이 한두 번이 아니지만 예수께서는 굳이 이들을 데리고 다녔고 오히려 옹호해 주시기도 합니다. 이런 오합지졸을 교회의 지도자인 주교단의 효시로 삼은 것은 하느님 구원의 드라마가 그야말로 극적인 반전을 통해서 감동 이상의 것을 선물하시는 최고의 걸작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어느 누구도 그런 하느님의 구원 역사에서 주인공이 되지 못할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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