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파발성당 게시판

조응글..

인쇄

ⓙⓘ≥ω≤ⓘⓝ [goodgod] 쪽지 캡슐

2002-03-27 ㅣ No.10444

기가 막혀서 웃음이 나왔다.....

 

절대로 이럴리 없다고 생각하면서도

 

그의 입에서 술술 나오는 말에

 

눈물조차 나오지 않았다.

 

절대로 헤어질 일 없다고 했던

 

그의 입에서 나오는 말..... 절대 믿을

 

수가 없는 말........ 내가 어떻게 그 말을

 

믿으라는 건지........

 

"우리 헤어져...."

 

"하...하...하.... 왜 아까부터 그 말만 해?!

장난 재미없다니까!! 무슨일이야?"

 

"헤어지자구...."

 

"우리가 왜 헤어져?! 너 나 사랑하잖아! 장난그만해~!"

 

"나... 너 사랑하지 않아.... 사랑한 적 없어...."

 

"거짓말 마~!! 왜 우리가 헤어져야해..."

 

"다른 여자 생겼어......"

 

"누구야?! 그 여자 누구냐구... 나보다 널 더 사랑해?

나보다 더 예뻐? 더 잘해줘?"

 

"아니....."

 

"근데! 근데 왜~!"

 

".... 그냥 좋아..... "

 

"..... 나 안들은 걸로 할게..... "

 

"맘대로해.... 난 너한테 연락 안할거야.."

 

이렇게 기가 막힐 수도 있나......

 

어떻게 그가 나에게 이럴 수가 있나....

 

그 여자가 누군지... 왜 좋은지... 말 하나 없이....

 

창 밖에 환하게 웃는 그가 보이는 것 같은....

 

어?! 그....그가 왔다.... 역시... 그의 장난은..

 

너무 실감이 나서.......... 난 이렇게 속곤 한다...

 

"진욱씨~!!"

 

"어? 너... 세희?!"

 

"진욱오빠! 그 여자 누구야?"

 

저.... 오빠라구 하는 여잔 누구?! 설마... 설마....

 

"어... 아무것도 아냐... 가자 연주야...."

 

"그래.. 오빠~!!"

 

’털썩!’

 

정말인거야... 나 버림 받은거야...?

 

저딴 여자에게... 빼앗긴거야...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진욱이를... 잃은거야.....?

 

"오빠! 꼭 이렇게 까지 해야하는 거야?!"

 

"......"

 

"저 언니가 너무 불쌍하잖아.......... 그냥...그냥...

사실대로 말하면 안돼???"

 

"연주 넌 가만히 있어... 이게 잘하는 짓이야....

그녀에게 더 좋은 일이라구....."

 

"오빠, 이제 얼마 안 남았는데.... 이렇게 맘 상해도 돼?"

 

"오빤... 괜찮아... 우리 동생 연주... 나 걱정하는 거야?!"

 

"그래~!! 그래두 난 오빠... 친동생인데....

오빠... 정말 말 안할거야?! 오빠 암걸린거~!!

저 언니.. 오빠 정말로 사랑하는 것 같은데.....

어쩌면 오빠 이러는 게 저 언니에게 더 나쁜 일인지도

몰라....."

 

"넌 몰라... 난 쟤를 내게서 계속 묶어 둔채로 둘 순 없어....

넌... 그냥 마지막으로 내 부탁 하나만 들어줘...."

 

"뭐?!"

 

"이 편지..... 나 죽으면 보내.... 우리 세희한테..."

 

"알았어.... 오빠.."

 

-------------------며칠 뒤-----------------------------

 

"편지요!!"

 

편지?! 누구지... 혹시..... 진욱이 아냐..?

 

여태까지 장난 이라구.... 만나자는... 그런 편지 아냐?!

 

기쁜 맘에 뛰어나갔다... 그리고 편지를 조심스레

 

뜯어보았다........

 

TO. 우리 예쁜 세희....

 

세희야!! 나야... 진욱이....

 

그동안... 많이 속상했지.....?

 

내가 너한테 쌀쌀하게 대한거....

 

그러려구 그런게 아냐.............

 

니가 이 편지 받았을때,

 

나 이미 이 세상에 없을 거야.......

 

나..... 너 만나구... 2년 정도 지나서

 

암이란 거 알게 되었어.... 그래서 그동안

 

너하구 헤어질 준비를 해왔어... 마지막 추억도 만들구...

 

니가 나하구 헤어지지 않으면... 넌 계속 내 안에서

 

묶여서 슬프게 지낼 거 아냐.....

 

그러기 전에... 헤어져서... 니가 날 포기하게...

 

그렇게 만들려고 그런거야... 그동안 아프게 해서 미안해...

 

난... 조금은 외롭겠지만... 조금은 힘들겠지만....

 

혼자서 길을 떠나려고 해... 정말 사랑했던 우리 세희...

 

나 널 정말로 사랑했다.. 그리고 정말로 소중했고....

 

사랑해...... 세희야....

 

from. 진욱이....

 

어떻게.... 진욱이가... 이럴 수 있어...

 

난 눈물이 흘렀다... 편지 위로 눈물이 한방울, 두방울 떨어져

 

편지가 번져갔다.... 편지가 번지는 것처럼... 내앞엔

 

희미하게, 흐릿하게 그가 보이는 듯 했다.........

 

그리고.... 앞에 보이는 그의 사진에....

 

난 살며시 얼굴을 갔다 대었다....

 

이제 인정할 수 있다... 그가 날 많이 사랑했단걸...

 

이제 내 곁에 그가 떠나고 없단걸.....

 

하지만 정말로 많이 사랑한단걸.........................



14 0

추천 반대(0)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